[독자편지]김성원/「차이나 파워」공생정신서 나온다

  • 입력 1997년 7월 14일 08시 01분


「잠자는 사자 중공」. 천안문 사태를 전후해 급격한 성장과 진통을 겪고 있는 중국, 그들은 이미 오랜세월 이전부터 세계의 중심 국가 중의 하나로 존립해 왔다. 문명의 발상지, 넓은 영토, 헤아릴 수 없는 인구―중국은 이런 요인들을 안고 있다. 그들이 지금까지 지탱해 올 수 있었던 저력, 전세계에 걸친 차이나타운의 파워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들의 동업형태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한국사람들은 동업이라면 망하는 걸로 생각하지만 그들의 사고방식은 전혀 다르다. 세사람이 총 투자비 1백만원으로 만두가게를 운영한다고 할 때 모두 고르게 투자해야 형평에 맞을 것 같지만 그렇게 되면 업무 분담을 하기가 어렵다. 모두 쉽고 편한 일만 하려 할테니까. 예컨대 50만원 투자한 왕서방은 카운터 업무와 영업을 맡고, 30만원 투자한 임서방은 서빙과 손님 접대를 하고, 제일 힘들고 어려운 일인 주방일과 청소는 20만원을 투자한 조서방이 한다. 소득의 분배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인이라면 투자에 비례해서 나눌 것이다. 동업은 그래서 한국인의 인식으론 망하는 사업이다. 중국인들은 이 경우 소득 분배는 모두 똑같이 한다. 소득의 원천적인 면에서 분배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투자를 많이 한 왕서방도 만두가게를 운영하려면 서빙을 하는 임서방과 힘든 주방일과 청소를 도맡아 하는 조서방이 필요한 것이다. 이 정신이 바로 중국을 이끌어가는 힘의 원천이 아닌가 생각한다. 중국인들에게 홍콩귀속으로 인한 일국이체제 따위는 어쩌면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닐 것이다. 그들의 대인기질, 공존공생의 정신 때문이다. 그들이 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영토나 인구나 역사의 영향이 아니다. 동업으로 만두가게를 운영하는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김성원(경기 구리시 인창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