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회견 시민반응]남침준비 충격…일부「大選이용」우려

  • 입력 1997년 7월 10일 20시 24분


10일 전 북한노동당 국제담당비서 黃長燁(황장엽)씨의 망명후 첫 기자회견을 지켜본 시민들은 황씨가 전한 북한정권의 실상과 전쟁준비 상황에 대해 놀라움과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황씨의 기자회견 내용이 정권의 안보논리나 대선정국용으로 이용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날 서울역 등 공공장소에선 많은 시민들이 발길을 멈춘 채 TV 주변에 모여 황씨의 회견을 지켜봤고 이북5도청과 이북도민회 임직원들은 사무실에서 삼삼오오 토론을 벌이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全寅永(전인영·서울대 국민윤리교육과 교수)씨〓지금까지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되풀이되다보니 사람들이 타성에 젖어 별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런 분위기에서 북한의 핵심간부였던 황씨가 던진 「한번은 꼭 전쟁을 하겠다는 원칙은 수십년이 흘러도 변함없다」는 메시지는 다른 어떤 사람의 말보다 무게감을 느꼈다. ▼朴成浩(박성호·변호사)씨〓남북한간의 전쟁이라는 민족적 비극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는 노철학자의 진지한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韓東洙(한동수·연세대 총학생회장)씨〓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정부여당이 기자회견 내용을 다가올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용으로 이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른바 「황장엽 리스트」 등 망명과정에서 떠돌았던 소문들이 부풀려지거나 근거없는 것으로 드러나 다행이다. 그러나 북한의 고위층 출신이 남침 위험성을 밝힌 것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高永宙(고영주·대검 공안기획관)씨〓그동안 여러 귀순자들의 회견이 있었으나 남과 북의 문제를 적확하게 가려내 증언해 준 것은 황씨가 처음이라고 본다. 공안검사 등 공안관련 수사기관들의 말이 결코 허위나 과장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국민이 납득했을 것이다. ▼이북도민회 南宮珊(남궁산)사무총장〓북한의 고위층 인사로부터 북한정권의 전쟁도발 계획을 직접 확인한 이상 느슨해진 대북 경계심을 가다듬고 국방과 안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姜卜熙(강복희·회사원)씨〓기자들의 질문에 추상적이고 무성의한 답변이 많았다. 하지만 황씨가 말한 북한의 끊임없는 남침기도는 우리 국민 모두가 늘 상기해야 할 대목이다. 〈이현두·금동근·신치영·부형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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