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중앙일간지와 지역 유력지들이 요즘 고 박정희 전대통령에 관한 연재물을 게재하고 있다. PC통신에도 박정희에 대한 토론방이 개설돼 찬반논쟁이 벌어지는 등 「박정희 신드롬」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심각한 불황여파에다 정치권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보는 국민들의 의식 때문이라고 본다.
박정희시대가 우리사회의 일정분야 발전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노동력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자원이 없었던 당시에 경제성장을 과감히 추진, 어느 정도의 경제개발을 가져왔다는 것은 일반의 공통된 평가일 것이다.
그러나 역사의 바늘을 거꾸로 돌리겠다는 발상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더구나 권력층의 타락과 부정 부패한 밀실정치, 정경유착과 뇌물관행,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극단적 대립, 황금만능 천민자본주의 등은 모두 박정희시대가 가져다준 「발전」의 다른쪽 바퀴였다.
과거회귀의 사념에 빠지는 것은 상황돌파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과거 권위주의적 독재정치는 이미 효율성을 상실했다. 이제부터는 더욱 성숙한 민주화를 통해서 통일된 의지를 모을 필요가 있다. 국민각자가 주인의식을 강화, 우리사회의 지도층을 감시해야 한다. 합리적인 행동양식이 지배하는 사회, 건전한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는 박정희신드롬 같은 과거지향적인 태도는 장애가 될 뿐이다.
신명수(대구 달서구 두류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