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씨 첫 해외나들이…TV다큐 출연위해 홍콩行

  • 입력 1997년 6월 27일 07시 53분


시인 김지하씨(56)가 처음 해외로 나간다. 독립프로덕션 「시네텔 서울」이 제작하는 TV용 문명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김지하 루트」에 출연하기 위해 오는 30일 홍콩으로 떠난다. 김씨는 『7월1일 있을 홍콩 반환을 화두로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역사가 마감되고 새 역사가 시작되는 의미를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세계적 명망에도 불구하고 그간 한차례도 출국해본 적이 없다. 로터스상 등의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도 수감중이거나 집행유예 상태여서 수상식장으로 향할 엄두도 못냈다. 「저항시인」이란 호칭이 이름과 함께 따라붙어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었던 것은 87년 6월 항쟁 이후. 그후로도 초청연구원, 특별강연 등으로 나갈 기회가 많았으나 『벗들이 싸우고 있는데 혼자 외유할 마음이 생기지 않더라』는 것. 김씨는 『이번 프로의 주제에 애착이 많아 출국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체제의 좌우를 떠나 서구의 힘에 밀려 조차지(租借地)로 남아있던 동양의 한구석이 다시 동아시아인의 품으로 돌아온다는 것에는 한세기의 의미를 함축하는 큰 뜻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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