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집 주인 납치살해범 1명 검거 2명 자수

  • 입력 1997년 6월 25일 17시 07분


일식집 주인 黃元景씨(36) 납치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25일 李和濬씨(23.무직.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 중학교 동창 3명이 금품을 노리고 黃씨를 납치,살해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부산에서 검거한 李씨를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이 사건의 공범 高寬天씨(23.대전시 유성구 전민동)와 崔宇碩씨(23.충남 홍성군 서부면)가 이날 오후 3시30분께 충남 홍성경찰서로 자수해 옴에 따라 이들을 서울로 압송,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와함께 서울지검 朴재오검사 지휘로 사체발굴작업을 벌인 경찰은 이날 오후 2시50분께 충남 홍성군 서부면 중리 163의 1 야산에서 팬티만 입고 웅크린 채 묻혀있는 黃씨의 사체를 발굴했다. 경찰에 따르면 李씨 등은 지난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이동 李씨의 동거녀(36)집에서 고급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르기로 모의하고 과도와 면장갑 비닐테이프 등 범행장비를 구입한 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서 李씨동거녀의 프린스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대상을 물색했다. 이들은 다음날인 16일 오전 4시1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입구부근 서울 52가 6609호 흰색 벤츠승용차 운전석에서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고 있던 黃씨의 오른쪽 허벅지를 흉기로 찌른 뒤 충남 아산시 온양온천부근 공터로 납치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黃씨가 갖고 있던 현금 2백30만원과 비자카드와 마스터신용카드를 빼앗고 같은날 오전 9시께 黃씨 가족과 친구에게 『수원컨트리클럽 매점을 계약하러 간다』고 거짓으로 알리도록 한 뒤 黃씨 계좌에 4천2백만원을 입금토록 해 돈이 입금되는대로 빼냈다. 경찰은 이들이 다시 黃씨를 충남 홍성으로 끌고가면서 黃씨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돈을 입금토록 강요하는 한편 범인중 한명인 高씨는 서울로 올라가 빼앗은 黃씨의 신용카드로 지난 16일 하루동안 매봉역 강남역 등 서울 지하철 2,3,4호선내 현금인출기 7곳에서 33차례에 걸쳐 9백90만원을 인출했다고 밝혔다. 한편 高씨가 서울에서 돈을 인출하던 16일 오전에 나머지 2명은 黃씨를 충남 홍성군 서부면 야산으로 끌고간 뒤 도주할 것을 우려, 黃씨의 옷을 벗기고 팬티만 입혔다. 黃씨는 16일 오후 11시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벤츠승용차를 몰고 탈출을 시도했으나 주위가 어두운 야산이어서 소나무를 들이받고 곧바로 뒤쫓아온 李씨와 崔씨에게 붙잡혔다. 이어 납치 다음날인 17일 오전 1시께 서울에서 돈을 인출하고 홍성으로 내려와 합류한 高씨와 나머지 2명은 黃씨를 살해키로 결정하고 한시간 뒤인 이날 오전 2시께 범인중 한명인 崔씨가 노끈으로 黃씨의 목을 졸라 살해, 부근에 암매장했다. 黃씨는 이 당시 오른쪽 허벅지를 흉기로 찔려 출혈이 심한 상태였으며 도주하려다 생긴 교통사고로 실신해 있었다. 李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8월 동거녀를 폭행한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입건돼 2백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이를 내지 못한 상태였으며 돈이 없어 고향후배들로부터 괄시를 받아 범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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