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국정조사 중간점검]한보「몸체」는 92대선자금?

  • 입력 1997년 3월 31일 19시 48분


[임채청기자] 한보사건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와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조사활동이 진행되면서 지난 92년 대선자금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는 한보의혹의 「몸체」는 결국 「사람」이 아니라 92년 대선자금 수수이며 만일 검찰수사와 국회청문회에서 이같은 사실이 확인될 경우 정치권 전체가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라는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31일 『검찰수사과정에서 아직 金賢哲(김현철)씨의 대출관련 금품수수혐의나 기자재도입관련 리베이트수수혐의가 드러나지 않은 것 같다』며 『만일 현철씨가 한보의혹에 연루돼 있다면 보다 근원적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즉 대선자금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언급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검찰이 한보사건 수사과정에서 현철씨의 혐의를 밝혀내지 못하고 다른 사건으로 사법처리하면 오히려 한보사건을 축소은폐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며 『한보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결국 대선자금까지 손을 대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시했다. 여권 주변엔 이미 검찰이 한보가 92년 대선때 막대한 선거자금을 지원한 사실을 확인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국회 한보조사특위의 초점도 92년 대선자금으로 옮겨지고 있다. 야당의원들이 대선자금 수수의혹을 집요하게 추궁하고 있는 가운데 31일엔 신한국당의 金在千(김재천)의원까지 이에 가세했다. 오는 7일부터 청문회가 열리면 야권의 대공세로 대선자금수수의혹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지난달 24일 국민회의 林采正(임채정)의원의 의혹제기에 이어 金大中(김대중)총재가 30일 『92년 대선때 한보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에게 6백억원을 줬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그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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