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직 부부창업 성공비결…『시작前 역할분담 명확히』

  • 입력 1997년 2월 24일 20시 22분


명예퇴직자에게는 부부(夫婦)창업도 탈출구의 하나다. 부인과 함께 가게라도 낸다면 그만큼 빨리 경제적 심리적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나은 법이니까. 그러나 부부 창업은 결코 쉽지 않다. 자칫하면 실패하고 이혼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기도 한다. 부부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까. 워싱턴 포스트지는 23일 경제면에 AP통신의 부부 창업 성공비결을 전재했다. 명예퇴직자가 많기로는 미국이 한국보다 결코 덜하지 않다. 부부 창업에 나서는 사람들은 우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업을 한다는데 대해서 로맨틱한 비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런 비전은 창업 초기에 종종 부닥치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다음으로 창업 부부는 반드시 함께 앞날을 생각해 봐야 한다. 「얼마를 투자할 것인가」「부부가 일주일에 몇시간을 일할 수 있을 것인가」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의욕만 앞서서는 일을 그르치기 쉽다. 가능하면 부부가 함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는 편이 좋다. 골프용품점을 냈는데 부인이 골프 자체를 전혀 모르고 취미를 못느낀다면 곤란하다. 합리적인 역할 분담이 뒤따라야 한다. 사장은 누구고 보고체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가 결정돼야 한다. 같은 사항을 놓고 남편과 아내의 지시가 달라서는 안된다. 요즘의 창업 부부 패턴은 남편이 아내의 일에 뛰어드는 경우가 더 많다. 끝으로 가정에서는 사업 얘기를 가능한 한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업 얘기를 가정까지 끌고 오는 것은 파탄의 불씨를 불러들이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창업 부부들은 밤 11시만 되면 가게 얘기는 일제히 중단하거나 사무실로 개조해 쓰는 방이나 차고의 문을 잠그고 그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거꾸로 가정불화나 부부생활에서 오는 갈등을 사업과 연계시켜서도 안된다. 양자를 엄격히 구별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창업 부부로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는 프랑스의 유명 화장품회사 에스테 로더. 에스테 로더는 1946년 남편 조지프와 함께 화장품회사를 차려 성공했다. 도나 캐런이란 세계적인 패션기업을 일군 도나 캐런도 84년 예술가인 남편 스티븐 와이스와 함께 패션업을 시작했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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