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한영씨 피격/충격현장 스케치]꽉 붙잡고 이마에 쏴

  • 입력 1997년 2월 16일 14시 33분


긴박한 수술실
긴박한 수술실
▼ 사건현장 ▼ 이씨가 피격당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현대아파트 418동 1401호 앞의 바닥과 벽의 군데군데에는 16일 오전까지도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 사건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보여줬다. 이날 이씨를 저격한 권총의 탄피는 이씨가 임시로 머물고 있던 1402호의 정면 오른쪽 앞과 이곳에서 1.5m 떨어진 정문 왼쪽 계량기 앞에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경찰이 표시를 해 놨다. ○…사건 현장인 현대아파트 418동 1층과 14층 입구에는 각각 전경 6,7명이 입구를 둘러싸고 취재진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한때 심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 16일 오전 1시55분경에는 사복을 한 형사 7,8명이 이씨가 머물던 1402호 앞을 가로막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여자 1명과 남자 1명을 옷으로 얼굴을 뒤집어 씌워 신원을 알 수 없도록 한 채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이날 사건현장을 목격한 박정은씨의 부인은 『집안에서 나와 아이는 안방에서, 남편은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는데 현관 밖에서 「쿵」 「쿵」하는 소리가 들려 거실에 있던 남편이 나가 사건현장을 목격하게 됐다』며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 부인은 당시 앞집에 이한영씨가 살고 있다는 것은 전혀 몰랐으며 근처 동네불량배들이 싸움을 하다가 피를 흘린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이씨의 피격순간은 피격현장인 현대아파트 주민들에 의해 생생하게 목격됐는데 1401호에 살고 있는 목격자 박종은씨(46)는 『이씨가 아파트 안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갑자기 2명의 남자가 달려들어 1명은 이씨를 붙잡고 다른 1명은 이씨의 관자놀이에 잇따라 2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피격순간을 전했다. 이씨가 머무르고 있었던 집주인 김장현씨의 부인 남상현씨(44)는 『피격 순간 이씨가 손가락 두개를 펴보이며 「간첩」이라고 말한 뒤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들이 이씨를 저격한 수법으로 볼 때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임에 틀림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0시경 부근을 순찰중이던 112순찰차를 이씨 피격현장에 출동시킨데 이어 오후 10시52분경 분당경찰서 서현파출소장 김두만경위 등 4명을 현장에 보내 22구경 탄피 2점을 수거하고 현장보존조치를 취했다. ▼ 병원 ▼ 이씨는 15일 오후 10시10분경 주민들에 의해 119구급차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차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곧바로 X선 촬영을 한 뒤 약 1시간 동안 응급치료를 받고 오후 11시10분경 왼쪽 이마에 박힌 총탄제거수술을 받았다. 이씨는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왼쪽 이마에 총알이 박힌 상태로 동공이 열려있었으며 혼수상태였다고 응급실 간호사들이 전했다. 16일 오전 1시7분경에는 병원 본관 3층 수술실에 다녀온 이씨의 부인 김모씨가 밖에서 기다리던 이씨의 장모에게 『목사를 불러주세요』라고 말해 이씨의 상태가 매우 위독한 것으로 추정됐다. ▼ 기타 ▼ 이날 오전 이씨가 방문하려 했던 이씨의 대학선배 김장현씨(한양대 교직원)는 『15일 오전 9시반경 모여성지 기자라며 이름은 밝히지 않은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이한영씨가 몇시에 들어오는지를 물었다』며 그 전화의 주인공이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9시경 이씨가 부인에게 택시안에서 카폰으로 지금 집에 들어가는 중이라고 전화를 했었다』고 밝혔다. 〈하준우·박종희·송상근·홍성철·김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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