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서울대 수석졸업생…두과목 제외하곤 모두 A+

  • 입력 1997년 2월 14일 21시 28분


올해 서울대 졸업생 가운데 각 단대별 수석에는 의외로 화제의 인물이 많아 눈길을 끌고있다. 우선 오는 26일로 예정된 이번 졸업식에서 졸업생을 대표해 답사를 하기로 한 미대의 수석 졸업자는 하반신이 완전히 꼬여 제대로 걸음을 걸을 수 없는 몸무게 38㎏의 1급 지체장애인인 高雲山씨(31). 지난 85년 제주 세화고를 졸업하고 제주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뒤 93년 서울대동양화과에 늦깎이로 다시 입학, 만점 4.3에 평균평점 3.81점의 우수한 성적으로 미대 수석을 차지했다. 현재 그림공부를 위해 호주에 체류중인 高씨는 아직도 고향인 제주 북제주군 구좌읍 세화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신을 뒷바라지해온 부친(64)과 누이(38)에게 학사모를 선사하게 됐을 뿐 아니라 모든 서울대 졸업생을 대표해 답사를 하는 기쁨을 전할 수 있게 된 것. 4년간 高씨를 지도했던 金炳宗교수는 "高군은 몸이 극도로 불편한 중증 장애인이면서도 성격이 낙천적이고 학문에 대한 열정이 강하며 학교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하는 적극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미대 직원 李모씨에 따르면 高씨는 제주에서 자신의 이름을 따 『고운산』이라는 화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늘 고향에 내려가 화실을 운영해왔다고. 서울대에서 최고의 성적으로 졸업하는 사회대 언론정보학과 李宗恩씨(25.여)는 평균평점이 무려 4.28로 전학년동안 교양과목인 `현대 미국의 사회와 문화' 등 2과목에서 A0를 맞은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과목이 A+. 서울 은광여고를 졸업한 뒤 한해동안 재수의 아픔을 겪기도 했던 李씨는 93년 입학하자마자 한학년을 휴학하는 등 진통을 겪다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하기 시작해 3천8백50명의 학사 졸업생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얻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특히 1백40학점만 수강해도 졸업이 가능한데도 1백50학점을 채운 李씨는 대학원 언론정보학과에 입학, 앞으로 교수의 길을 걸을 예정. 반면 공대 기계설계학과 李忠炫씨(23)는 평균평점 4.26으로 지난해 최고 수석보다도 높은 성적을 냈으나 신문학과 李씨에 밀려 아깝게 2위를 차지. 한편 평균평점 4.20의 자연대 수석 李鎬雄씨(22.물리학과)는 여름학기 수업에도 열심히 참석, 입학 후 3년만에 조기 졸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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