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망명/제2서신 요지]『숙청 임박 두려움』

  • 입력 1997년 2월 14일 20시 10분


북한노동당 黃長燁(황장엽)비서는 지난해 11월10, 13, 15일에 쓴 메모형식의 서신을 작년말 심복 金德弘(김덕홍)을 통해 한국측 인사에게 건넸다. 다음은 서신 요지. ▼96년11월10일 1.주체사상은 김일성주석의 이름으로 마르크스주의를 극복하고 인간의 운명개척의 길을 밝히기 위해 창시된 것이다. 그러나 통치자들의 이기주의로 인해 독재의 무기로 이용되고 남의 청년학생들을 기만하는데 이용되었다. 2.(나는 남한에서) 정치적으로 나서고 싶지 않다. 만일 정치적 직위를 맡았다면 북에서 아첨하여 더 신임을 얻었을 것이다. ▼96년11월13일 1.민족을 전쟁의 참화에서 구원하고 나라의 평화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면 자기생명을 버리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고 가족과 동지들의 가슴아픈 희생까지 각오하고 있다.(남한으로 귀순하면)전쟁을 피하고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대표부고문이 되어 이름을 내지않고 학생운동 노동운동을 바로잡고 사람들을 가짜 사상의 영향에서 벗어나 조국통일과 번영을 위해 옳게 싸워 나가도록 이끌어주는 일. 2.다음과 같은 문제를 예견하고 대책 필요. (북한)당국은 금년(96년)5월9일을 계기로 나의 사상이 자기의 통치체계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 공격을 개시했으며 나에 대한 감시를 집중하고 있음. 지금 직위에서 물러나서도 안전하게 살 수 있다면 큰 다행이지만 나와 같은 요직에 있다 물러나면 그대로 두지 않는 것이 상례로 되고 있음. 당국이 꾸며낸 자료에 의해 공개적으로 규탄받고 죽는 것보다는 그 전에 자결함이 여러모로 유리함.(그래야)가족들과 동지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어짐. 내년 2월에 큰 행사가 있으므로(김정일생일 또는 자신의 방일을 지칭하는 듯)그때까지 나를 이용하고 소문내지 않고 내적으로 처리하려고 할수 있음. 이번이 마지막 출국이 될 수 있다는 것까지 타산(계산)하고 철저히 대책을 세우기 바람. ▼96년11월15일 현재 형편에서 전쟁밖에 다른 출로가 없다고 생각됨. 이런 조건에서 어떻게 전쟁을 미리 방지하거나 일어나는 경우 손실을 최대한으로 줄이겠는가. 학생들과 지하조직의 역할을 어떻게 저지시키겠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문제로, 민족의 문제로 제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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