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수사]정태수씨 31일밤 구속 조사…「로비」추궁

  • 입력 1997년 2월 1일 10시 09분


한보특혜대출의혹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崔炳國·최병국 검사장)는 31일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부정수표단속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 서울구치소에서 수감절차만 마친 뒤 대검청사로 재소환해 밤샘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정총회장을 상대로 한보철강이 금융기관으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전현직 시중은행장들과 정치권 인사 등에게청탁과함께뇌물을 주었는지를 집중조사했다. 검찰은 또 정총회장이 제일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 가운데 수천억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으나 정총회장은 『어느 기업에나 있는 일』이라며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자체 정보수집결과를 토대로 정총회장으로부터 대출청탁로비를 받은 의혹이 짙은 전 현직 시중은행장 3,4명을 포함해 정치권인사 고위공무원 등 10여명을 내사중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정총회장이 그룹재정본부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을 계열사 인수자금과 금융계와 정치권 인사 등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비자금의 실체를 밝혀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로비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 가운데 우선 전현직 시중은행장들을 집중내사하고 있다』며 『곧 1,2명의 전현직 은행장이 뇌물수수여부와 정치권 인사로부터 대출압력을 받은 일이 있는지를 조사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정총회장의 일정을 총괄관리하는 한보그룹 비서실 全海英(전해영)의전담당 전무를 소환, 정총회장이 시중은행 임원들과 정치권 인사를 수시로 접촉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정총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이 한보그룹 재정본부 직원들의 차명계좌를 통해 한번에 수억원씩 수시로 입출금이 이뤄졌다는 제보에 따라 정확한 계좌명의자를 확인중이며 곧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계좌추적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시중은행 임원 3,4명과 한보철강 李龍男(이용남)사장 등 한보그룹 임원들을 소환해 대출 및 부도경위를 조사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날 오후 9시경 정총회장을 구속했다. 구속영장에 따르면 정총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한보철강의 단기 순손실이 4천억여원에 이르는 등 자금사정이 나빠져 어음결제능력이 없는데도 4백6회에 걸쳐 2천2백54억원 상당의 약속어음을 발행, 부도나게 한 혐의다. 〈崔英勳·金正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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