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여성근로자 새해표정]한국은 인정이 넘치는 나라

입력 1997-01-15 20:19수정 2009-09-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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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金鎭九기자」 회사부도로 3개월치 임금을 한푼도 못받은 중국 산업연수생이 동료 한국인근로자와 관계기관의 도움으로 밀린 임금을 받은 것은 물론 재취업까지 하게 됐다. 경북 구미시 공단동 섬유업체인 ㈜원천산업(대표 김인국)에 연수생 자격으로 취업한 중국 여성근로자 33명은 15일 그동안 밀린 임금 3천여만원을 손에 쥐고 서툰 한국말로 『고맙습니다』를 연발했다. 지난해 11월 회사가 부도나고 업주마저 잠적해버려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이 없었던 이들은 그동안 전기와 물까지 끊긴 회사 기숙사와 여관을 전전하며 서러운 이국생활을 버텨 나갔다. 지난해 4월과 6월 원천산업의 중국 청도 현지법인을 통해 월 2백20달러씩 받기로 하고 입국한 이들은 중소기업협동조합 등 합법적인 인력조달기관을 통하지 않고 입국,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는 사정에 처해 있었다. 구미지방노동사무소와 구미시 등 관계기관은 자칫 외교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톨릭근로자센터, 경실련,YMCA 등 지역 사회단체와 함께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들 중국인과 함께 근무했던 동료 한국인근로자들은 자신들도 월급을 받을 수 없는 처지에 있으면서도 돈을 조금씩 모아 이들의 여관비를 대신 내주기도 했다. 구미시는 길거리로 나앉게 된 이들 근로자를 위해 수도료와 전기료를 대납해주기로 보증을 서고 회사 기숙사에 전기와 물공급을 재개토록 했다. 결국 한달보름여에 걸친 노력끝에 회사측으로부터 밀린 임금을 받게 된 연수생들은 관련기관의 알선으로 인근 섬유회사에 월 3백30달러를 받는 좋은 조건으로 전원 재취업까지 했다. 연수생 張玉梅(장옥매·21·여)씨는 『한국은 따뜻한 인정이 넘치는 나라』라며 『남은 체류기간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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