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학년도 대학입시에선 특차모집 인원이 크게 늘어났으나 수험생들에게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전달된지 불과 3일만에 각 대학이 특차원서접수를 마감하도록 입시일정이 짜여져 일선고교가 진학지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입시에선 87개 4년제 대학(개방대 제외)에서 전체 정원의 21.3%(지난해는 13.3%)인 6만3천5백43명을 특차전형으로 뽑는다. 수능응시생 10명중 1명, 4년제 대학 합격자 5명중 1명 가량이 특차지원으로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 셈이다.
서울 Y고교와 H고교의 경우 인문계는 한 학급당 15∼20명(30∼40%), 자연계는 10∼13명(25∼30%)이 특차 지원을 희망하고 있지만 워낙 일정이 빠듯해 진학상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 D여고와 S여고, 부산의 D고, 인천의 J고 등도 특차지원을 원하는 학생이 전체의 20%안팎(한학급당 20명가량)으로 지난해에 비해 2배정도 늘어났지만 사정은 역시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고교에서 10일 97학년도 고입선발고사가 치러지기 때문에 일선고교는 9일까지 사실상 특차 진학지도를 끝내야 한다. 서울 K고교의 경우 고3 담임교사까지 고입선발고사 감독관으로 나가도록 돼있어 특차원서 마감일인 10일에는 진학상담과 원서작성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 학교의 고3 담임교사인 김모씨는 『수능성적이 7일 발표됐고 고입선발고사일인 10일에는 오후1시반까지 시험감독을 해야하기 때문에 학생과 상담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서울 Y고교는 아예 모든 교사와 수험생에게 9일까지 진학상담과 원서작성을 끝내도록 지시했다.
서울 Y여고 이모양은 『논술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특차에 지원할 예정이지만 시간이 너무 빠듯해 선생님과 제대로 면담을 할 수 없다』며 『사설입시기관의 배치표를 참고해 부모님과 의논, 지원대학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선고교 관계자들은 『교육부의 학생부 전산자료 제출시한에 쫓겨 지난 9, 10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서둘러 치르는 소동을 벌였는데 이번엔 또 대학입시와 고교입시 일정이 겹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교육부가 내년에는 제발 일선학교의 사정을 살펴 입시일정을 여유있게 잡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宋相根·金載昊·李珍暎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