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황세손」李玖씨 영구귀국…日생활 청산

  • 입력 1996년 11월 25일 20시 24분


「마지막 황세손」李玖(이구·65)씨가 17년간의 일본 생활을 청산하고 25일 낮 영구 귀국했다. 이날 낮 대한항공편으로 입국한 이씨는 공항에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가진뒤 종묘에서 선왕들에게 고유제를 지내며 『다시는 조국을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며 종친들이 마련한 환영식에 참석한뒤 임시거처인 앰배서더호텔 부속 28평형 렌트룸에서 영구귀국 첫 밤을 보냈다. 전주이씨대동종약원 李桓儀(이환의)이사장은 『황세손의 영구 귀국은 최근 조선총독부 건물의 완전 철거로 일제의 물적 잔재청산이 가장 극적으로 이루어진데 이어 일제가 남긴 가장 중요한 인적 존재의 정당한 자리매김』이라고 이씨의 영구 귀국 의의를 설명했다. 이씨의 영구 귀국에 맞춰 4백만 전주이씨 종친들은 황세손을 위해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는 등 그의 「품위유지」방안 마련에 신경을 쏟고 있다. 60년대 일시 귀국한 이씨가 부모와 함께 지냈던 낙선재에 들어가 살 수 있는 방안도 정부측과 적극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종약원 핵심간부들은 황세손의 편안한 노후는 그의 안정된 가정생활에 달려있다는 판단아래 그의 재혼을 은밀하게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종약원 李公宰(이공재)사무총장은 『황세손의 개인적 행복과 조선왕실의 왕통을 계승하기 위해서라도 재혼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며 『황세손의 연세가 60대 중반이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자녀를 얻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931년 도쿄(東京)에서 태어난 이씨는 △일본에서「볼모의 황세자」로 지내야 했던 1기 △17세때 미국으로 건너가 고학으로 명문 MIT를 졸업, 건축가의 꿈을 펼치며 미국인 여성 줄리아와 결혼해 생활하던 2기 △32세때 부모와 함께 조국에 돌아왔으나 사업실패 등으로 79년 도피하듯 일본으로 건너가 살았던 3기 △일본에서 「비운의 황세손」으로서 보냈던 4기 등 대략 16년을 주기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었다. 이혼(82년)한 부인 줄리아여사는 서울시내 한 외국인 임대주택에서 바느질과 영어회화 개인교습 등으로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한때 그와 연인으로 지냈던 모 화랑주인은 최근 영구 귀국 소식을 접하고 종약원측에 그와 재회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吳明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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