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하씨 증언거부]「증언거부 입장」전문

  • 입력 1996년 11월 14일 20시 26분


崔圭夏전대통령이 법정에서 낭독한 「증언거부에 대한 입장」전문. 『존경하는 재판장님 검찰관 변호사 방청객 여러분. 본인은 근 80평생을 상식을 바탕으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국법의 집행에 따르지 않을 수 없어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으나 이는 본인의 의사와 달리 이루어지게 되었음을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본인은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와서도 처신을 은인자중했으며 비록 일시적으로 비난의 화살을 받는 일이 있더라도 전직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덕목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직대통령이 재임중 수행한 국정행위에 대해 후일 일일이 소명이나 증언을 해야 한다면 국가경영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헌정사상 전직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해 증언한 전례가 없었던데다 본인이 전례를 만들어 앞으로 배출될 수많은 대통령들에게 부담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냉엄한 안보현실과 평화적 통일을 바라보는 대국적인 관점에서 국익에 손상을 줄 우려가 있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전직대통령으로서 지켜야할 덕목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또 전직대통령의 증언은 대통령의 상징성과 국가원수의 삼권분립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써 그것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원칙과 소신으로 이제까지 본인은 재임중 국정행위에 대해 말을 한바 없으며 귀 법원의 증언요구에 따르지 못하는 참뜻을 깊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