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총련「민족해방군」실체]『지리산에서 특수훈련 방불』

  • 입력 1996년 11월 12일 20시 09분


「적들에게 공포를, 동지들에게 희망을…」. 최근 수년간 대규모 학생시위에서 최선봉역을 도맡아온 「광주전남지역 총학생회연합」(남총련)산하 시위조직인 「민족해방군」의 실체가 경찰수사로 그 윤곽을 드러냈다. 경찰 수사결과 민족해방군의 조직력과 기동력은 철저한 상명하복식 조직체계속에서 반복학습과 혹독한 훈련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우선 시위현장의 진압경찰을 거리낌없이 「적」으로 부르도록 하고 대학별로 대대 중대 소대 분대 등의 편제를 짰다. 학생들사이에 이미 명성을 굳힌 오월대(전남대) 녹두대(조선대) 전사대(호남대) 등이 대학별 하부조직의 명칭. 조직원이 2백여명에 달하는 「오월대」의 경우 대대격인 단과대 조직아래 「죽창」 「비호」 「불꽃」 「진달래」 등 4개 중대를 두고 그 아래 3개 소대씩을 두었다. 지휘체계 또한 총대장격인 남총련의장이 투쟁국장에게 지시를 내리면 각 대학 전투조직 책임자가 중소대장 조직원에게 전달하는 일사불란함을 보였다. 지시내용은 은어를 사용, 「오후 5시30분 법대 201강의실에서 화염병 제작」의 경우 「1730 법 201 꽃꽂이」라는 식으로 표현했다. 이들은 매년 신학기 때 대자보나 대학신문을 통해 조직원을 모집, 1학년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정규대원으로 임명하고 「소질」이 없으면 탈퇴시키는 등 치밀하게 조직관리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조직원으로 받아들일 때 오른쪽 약손가락을 베어 피로 부대깃발을 그리고 선언문을 낭독케하는 등 조직원의 투쟁력을 시험하는 「입단식」을 치른 것으로 이들의 진술에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해 7월15일부터 이틀간 지리산에서 화염병 투척훈련, 격투기와 관공서기습요령, 천왕봉배낭구보 등 특수부대를 방불케하는 훈련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95년6월 광주고법이 「민족해방군」을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판결한 만큼 이 조직의 이적성문제는 법적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1백여명의 간부급 학생들을 추가 검거키로 했다.〈광주〓鄭勝豪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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