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0여곳에 아편농장』…귀순 허창걸씨 기자회견

  • 입력 1996년 11월 11일 14시 40분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전국 10여곳에 아편농장을 운영, 아편판매대금을 노동당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청소년 비행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기습남침에 대비, 남한 지형과 비슷한 평안남도 등지에서 공격연습을 하면서 38선 지역의 콘크리트 장벽을 뚫는 훈련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8일 제3국을 거쳐 귀순한 許창걸씨(47.前속도전돌격대 11여단 부업지책임자·평남 문덕군 룡남리2반) 父女는 11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許씨는 『북한은 함북 백무고원 등 10여개의 아편농장에서 아편을 생산중이며 전국에서 생산된 아편은 함북 청진의 「나남제약공장」으로 옮겨져 아트로핀 등으로 가공된 뒤 「백도라지」란 상표가 부착돼 수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許씨는 『중앙당 5호 관리부가 관장하는 아편수출 대금은 모두 당 자금으로 사용된다』면서 각 도.시.군마다 5호 관리부 산하에 아편작업반 1개씩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전쟁준비 상황과 관련, 許씨는 『평안남도, 황해북도 등 남한 지형과 비슷한 곳에서 공격연습을 실시하면서 38선 지역의 콘크리트 장벽을 뚫는 연습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許씨는 『북한경제의 80%는 총탄, 포탄 등 군수품을 생산하는 제2경제가 차지한다』고 지적한 뒤 군수공장의 대부분은 공습에 대비, 지하에 건설돼 있고 미사일을 생산하는 평안북도 대관군 301 지하군수공장의 경우 노동자가 7천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許씨는 『북한은 지난 93년 준전시 상태 선포시 각 가정, 학교, 기관, 기업소별로 주로 경사진 산비탈에 3m 깊이로 「ㄱ」자 형태의 방공호를 일제히 구축했다』며 학교의 경우 학급당 1개씩의 방공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의 전쟁관에 대해 許씨는 『남조선이 이기든 우리가 이기든 결판이 나야된다는 식으로 내심 전쟁을 바라고 있다』며 『남한이 무력도발을 하려 하니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라는 요지의 교양과 매월 1회씩의 대공훈련이 실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許씨는 이밖에 『45명의 약제사가 金日成부자 및 가족만을 위해 「1호약품」을 생산하는 제약공장인 백두산 제약공장이 평양에 있다는 말을 지난 91년 평양적십자병원의 약제사인 李용식(49)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許씨는 『이 공장은 약초를 원료로 전록환(全鹿丸), 팔미환(八味丸), 육미환(六味丸), 인삼정, 경옥고 등을 생산중이며 金日成은 지난 91년 「공장을 확장해 질 좋은 약품을 많이 생산하라는 교시까지 내렸다」』고 증언했다.

許씨의 딸 금순양(17.룡남고등중 6년)은 『북한에서는 학생들의 음주, 부화(연애), 패싸움 등의 범죄가 도시에서 농촌까지 확산돼 작년 6월께 金正日이 「학생들의 불량행위를 없애는데 대하여」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금순양은 특히 『평양, 남포 등 도시지역 고등중학 5∼6학년생의 경우 학교당 해마다 3∼4건의 임신사건이 발생하고 남학생의 60% 정도가 음주, 흡연을 하고 있다』며 시·도는 金正日의 지시를 계기로 「청소년 노동교양대」를 설치, 비행학생들을 수용해 일정기간 강제노동 및 정신교양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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