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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17주기…적막한 김재규씨 묘소

입력 1996-10-25 20:48업데이트 2009-09-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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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은 유신독재에 종지부를 찍은 10.26 17주기. 이날을 하루 앞둔 25일 현대사의 한 획을 그은 이 사건의 「주역」 金載圭전중앙정보부장이 묻혀 있는 경기 광주군 오포면 삼성공원 묘역은 쓸쓸하기만 했다. 20여분간 힘들게 산을 타고 올라가자 나타나는 朴正熙 전대통령의 「시해범」 金載圭씨의 묘소 주변에는 늦가을 단풍이 짙게 남아 있었다. 金씨가 「야수의 심정」으로 쏘았던 「유신의 심장」 朴전대통령의 국립묘지 묘역에 비하면 쓸쓸하고 초라하지만 비교적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주변의 다른 묘와 달리 이 묘에는 金씨가 이 묘의 주인임을 나타내는 묘비가 없었다. 다만 「내목숨 하나 바쳐 독재의 아성을 무너뜨렸네… 10.26 민주회복 국민혁명 만만세. 덕산 金載圭(옥중시)」라는 글이 새겨진 맷돌처럼 납작한 화강암이 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게 해 주었다. 묘 옆으로 높이 2m에 폭50㎝의 비석이 하나 세워져 있다. 앞에는 「의사 김재규 장군 추모비」라고 새겨져 있고 뒤에는 추모시가 적혀 있다.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광풍 몰아 덮칠 때 홀로 한줄기 정기를 뿜어 어두운 천지를 밝혔건만… 아 회천의 그 기상 칠색 무지개 되어 이 땅위에 길이 이어지리」. 유신철폐 운동에 앞장섰던 재야인사들의 모임인 광주 전남 송죽회에서 세운 이 비는 지난 89년 1월 20일 만들어졌으나 우여곡절 끝에 3년뒤인 92년 9월에야 세워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비석은 얼마후 누군가에 의해 한밤중에 몰래 쓰러뜨려지는 「수모」를 당했다. 지금은 관리사무소에서 다시 일으켜 세워놨지만 「의사」와 「장군」이라는 글은 반쯤 지워져 있었다. 金씨가 이곳에 묻힌 것은 지난 80년 5월 26일. 신군부에 의해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중 5월 24일 갑작스레 사형집행을 당한 지 이틀뒤였다. 「정식」 비석은 『민주화가 이루어지면 金載圭장군지묘라는 비석을 하나 세워달라』는 金씨의 유언에 따라 「훗날」 세울 것이라고 한다.〈광주〓李明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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