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수사 답보…고개드는 軍 불만

  • 입력 1996년 10월 23일 20시 59분


李養鎬전국방장관 비리의혹사건의 전개를 보는 군(軍)의 시각은 복잡하다. 사건 초기에는 李전장관에 대한 동정과 비리의혹에 대한 의구가 적지 않았다. 물론 李전장관이 일개 무기중개상에게 친필메모를 써주고 수년동안 끌려다닌 처사 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뇌물수수여부에 대해서는 李 전장관의 평소 언행으로 볼 때 믿기 어렵다는 반응도 많았다. 그럼에도 군은 대체로 조심스럽게 사태추이를 지켜보았다. 의혹의 실체가 밝혀지 지 않은 상태에서 李전장관을 두둔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건이 일주일가량 진행되면서 군내부에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무기중개상 權炳浩씨 주장의 신뢰성이 약화되고 검찰수사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는 것도 군의 이같은 변화에 일조(一助)했다. 특히 군관계자들은 군의 사기저하와 검찰수사 및 언론보도 태도에 대한 불만을 노 골적으로 토로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무기중개상의 말을 잣대로 전직 국방장관을 마음껏 재단한다는 것은 군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처사라는 것이 불만의 요체다 . 安炳泰해군참모총장이 22일 국방부기자실에서 『이번 사건은 70만 군의 사기가 걸 린 사안』이라고 말한데 이어 23일에는 전직 공군참모총장들이 서울 잠실 호텔롯데 에서 세번째 회의를 갖고 『군사기를 고려해 야당과 언론이 신중했어야 했다』는 의 견을 밝힌 것도 이같은 군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다. 군관계자들은 특히 검찰이 당초 제기된 의혹과 관련이 없는 「먼지털기식 수사」 로 李전장관을 구속한다면 군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黃有成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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