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선택
  • [책의 향기/밑줄 긋기]빛을 걷으면 빛

    [책의 향기/밑줄 긋기]빛을 걷으면 빛

    가족으로 묶이지 않은 내가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입원 신청서를 작성하는 것부터 같은 병실 사람들에게 할머니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까지 보호자로 호명되기 힘든 나는 늘 망설이고 머뭇댈 뿐이었다. 그녀와 함께 생활하며 차츰차츰 쌓아온 감정의 지층은 가족이라는 명목 …

    • 2022-06-04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밑줄 긋기]여기서 마음껏 아프다 가

    [책의 향기/밑줄 긋기]여기서 마음껏 아프다 가

    흙이 너무 부족하여 차라리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만 하는 아이들이 있다. 유년기에 마땅히 제공되어야 할 충분한 흙과 양분이 부족한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학교가 유리병과 깨끗한 물이 되어주면 좋겠다. 그렇다면 보건실은 물의 혼탁함을 관찰해 뿌리가 제대로 자라고 있는지 살펴보…

    • 2022-05-28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밑줄 긋기]당신의 마음을 진단해 드립니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당신의 마음을 진단해 드립니다

    “나 다시 돌아갈래!”를 외치는 장면으로 유명한 영화 ‘박하사탕’은 순간적 선택이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보여줍니다. …(중략)…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자신의 힘으로는 거부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일들을 만납니다. 과거의 일로 후회가 밀려올 때면 ‘나도 나약한 인간일 …

    • 2022-05-21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밑줄 긋기]산정한담

    [책의 향기/밑줄 긋기]산정한담

    산 아래는 갖가지 일로 어수선하지만, 산에 오르면 언제나 정적만 흐른다. 스산한 가을바람이 잔가지 끝에 매달린 누런 잎들을 털어내면 낙엽이 마른 소리를 내며 굴러가고 벌거벗은 나뭇가지가 일렁일 뿐 주변이 갑자기 심연처럼 괴괴하며 정적 속에 묻힌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놀라 시선을 주면…

    • 2022-05-14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밑줄 긋기]스물넷, 나는 한 번 죽은 적이 있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스물넷, 나는 한 번 죽은 적이 있다

    돌이켜 보면 언제나 불행은 요란하고 행복은 조용했다. 불행은 갑작스럽게 닥쳐오지만 행복은 그렇지 않다. 행복은 다가오는 게 아니라 이미 삶 곳곳에 조용히 머무르고 있었다. 환상 같은 기대가 눈을 가리고 있어서 발견할 수 없었을 뿐이다. 나는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는 욕심과 기대를 버려야…

    • 2022-05-07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밑줄 긋기]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 자신의 내면에는 정교하게 연마된 자기만의 조용한 나침반이 있어요. 그러나 그 지혜는 요란스러운 자아와 달리 은은해서 일부러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자아가 던지는 질문과 요구는 그보다 몇 배나 시끄러워 지혜의 소리를 완전히 묻어버리기 때문입니다. 17년…

    • 2022-04-30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밑줄 긋기]아무튼, 노래

    [책의 향기/밑줄 긋기]아무튼, 노래

    다시 그렇게 부를 수 있을까? 아무도 보고 있지 않다는 듯이. 누가 보고 있어도 괜찮다는 듯이. 내가 나여서 다행이라는 듯이. 언제든 네가 될 수도 있다는 듯이. 노래하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영혼을 들켜버리고 만다. 좋은 가수는 좋은 작가가 해낸 것과 비슷한 일을 해낸 것인지도 모른…

    • 2022-04-16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밑줄 긋기]한국인 이야기: 너 누구니

    [책의 향기/밑줄 긋기]한국인 이야기: 너 누구니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대물림으로 저절로 이어받는 것이 생물학적 유전자 DNA라면, 젓가락질은 대를 이어 전승되는 문화유전자 밈(Meme)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유전자는 생물학적 유전자와는 달리 문화적 관습이나 모방을 통해서, 거의 반은 무의식적으로 반은 의도적으로 배워서 몸에 익…

    • 2022-04-02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밑줄 긋기]먹는 것과 싸는 것

    [책의 향기/밑줄 긋기]먹는 것과 싸는 것

    낫지 않는 병에 걸리면 감동이 흐릿해지지 않는다. 땅바닥의 잡초를 보고 감동하고, 나뭇잎들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감동하고, 내가 걸을 때 나는 발소리에도 감동한다. (중략) 그렇게 항상 행복을 느끼는 생활이 부럽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낫지 않는 병에도 이점이 있지 않느냐…

    • 2022-03-26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밑줄 긋기]도서관으로 가출한 사서

    [책의 향기/밑줄 긋기]도서관으로 가출한 사서

    독자의 취향이나 연령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천도서는 있을 수 없다. 누구에게나 좋은 책이란 존재할 수 없다. 그림도, 영화도, 노래도, 예술 작품이 다 그렇다. 성별에 따라, 연령에 따라, 혹은 본인의 경험에 따라서 다르게 느낀다. 한 번에 취업이 되는 행운을 누리지 못했더니 영…

    • 2022-03-19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밑줄 긋기]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

    [책의 향기/밑줄 긋기]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

    용기도 두려움처럼 패턴을 이룬다. 몇 번의 두려움에 노크를 하다 보면, 고개를 빼꼼 내미는 작은 용기들이 그 나름의 패턴을 이뤄 자리를 잡는다. 한번 해봤으니까 일단 기회 앞에 나를 던지는 용기,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라는 용기…. 늘 작다고만 여겼던 것들은 언제나 나보다 …

    • 2022-02-26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밑줄 긋기]나는 첫 문장을 기다렸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나는 첫 문장을 기다렸다

    하나하나의 돌마다 오랜 시간이 숨 쉬고 있고, 갖은 풍상이 들어 있고, 고독과 견딤이 함께 있다. 그러므로 돌은 우리 인간의 초상이기도 할 터이다. 개개의 인격들이 모여 더 큰 범위의 모임과 관계를 만들어 가듯이 개개의 돌들도 모여 원담을 이루고, 잣성을 완성하고, 집담과 밭담이 되는…

    • 2022-02-19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밑줄 긋기]적절한 고통의 언어를 찾아가는 중입니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적절한 고통의 언어를 찾아가는 중입니다

    아마도 나는 중년을 거쳐 장년, 노년으로 가면서 자연스러운 노화와 더불어 몸의 변형과 보행의 장애를 겪을 것이다. 그런 내 모습에 주눅 들고 싶지 않다. 언젠가 보조기를 차야 한다면 내복의 어깨를 내려 오프숄더를 만든 것처럼 보조기에 반짝이라도 달아보리라. 빛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

    • 2022-02-12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밑줄 긋기]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

    그는 아내를 폭행하는 것과 아내를 사랑하는 것은 별개라고 말하면서 아내를 너무 사랑하기에 매를 들었으므로 자신의 폭력은 정당하다는 헛소리를 했다. 여러 차례 가정폭력으로 구속된 이 사람이 다시 사회로 복귀했을 때, 그는 재범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은 선배…

    • 2022-02-05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밑줄 긋기]지금은 나를 위해서만

    [책의 향기/밑줄 긋기]지금은 나를 위해서만

    불확실함과 불안함은 우리를 잡아먹는 커다란 괴물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아주 강한 원동력이 될 수도 있어요. 불확실하기 때문에, 불안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 노력하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가거든요. 불안함이라는 감정에 내 삶의 주도권을 넘겨버리지 않고, ‘불안…

    • 2022-01-29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