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국힘 김영환 컷오프 효력정지”…정당 공천에 이례적 개입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31일 18시 11분


金충북지사가 낸 가처분 신청 인용
“경선 참여 못한채 배제되는 불이익”
김수민-윤갑근 양자 경선 변화 불가피
대구 주호영 가처분 신청 결과도 주목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2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상대 가처분 신청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6일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 컷오프 결정 이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공천 배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2026.3.23. 뉴스1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2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상대 가처분 신청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6일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 컷오프 결정 이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공천 배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2026.3.23. 뉴스1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공천 배제)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당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법원이 정당의 공천 과정에 제동을 건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31일 김 지사가 낸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채무자(국민의힘)의 배제 결정에는 채무자가 스스로 정해둔 당헌·당규 규정을 위반했거나 그 규정의 본질적 한계를 벗어나 재량권을 남용 또는 일탈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채권자(김 지사)로서는 객관적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른 심사와 경선에 참여하지 못한 채 선거 관련 공천절차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달 16일 ‘혁신 공천’을 이유로 4선 의원 출신의 김 지사를 공천에서 배제했다. 김 지사는 이에 반발하며 이튿날인 17일 가처분을 신청했다.

당초 당 공관위는 윤갑근 변호사와 윤희근 전 경찰청장, 조길형 전 충주시장 등 기존 후보에 추가 접수를 받아 최종 후보를 선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수민 전 의원의 내정설이 돌며 조 전 시장과 윤 전 청장은 공천 신청을 철회했다. 이에 본경선은 내달 15~16일 윤 변호사와 김 전 의원의 양자 대결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원이 김 지사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경선 일정과 구도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게다가 이날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과 공관위원들이 일괄 사퇴하면서 공관위가 사실상 해체된 상황이다. 때문에 충북지사 공천 과정을 누가 맡아 진행해야 할 지를 놓고서도 당내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지사는 가처분 인용이 결정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천길 벼랑 위에 선 저에게 대한민국 사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셨다”며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법원 판결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지사가 자격 심사에서 탈락한 것과 추가 공고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정당 공천에 개입하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추가 공천 신청자를 모집하면서 공고 기간을 하루로 제한한 점이 당규 제11조 제2항의 ‘3일 이상 공고’ 규정을 위반했다는 법원 판단을 문제 삼은 것. 정 의장은 “이 부분은 (항고 등으로) 다퉈봐야 된다는 개인적 생각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사법이 정당의 공천 업무에 개입하면 안 된다”며 “우리 당의 어느 누가 납득할 수 있겠나”고 되물었다. 실제로 법원이 정당 공천과 관련해 후보자가 신청한 가처분을 받아들인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앞서 2016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주호영 의원이 신청한 공천 효력정지 가처분을 법원이 받아들인 적이 있다. 주 의원은 최근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공천에서 배제되자 이번에도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에 대해 “여러 고민을 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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