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요구한 자료 15%밖에 제출 안해”
임이자 재경위원장, 청문회 안건상정 유보
민주 “위원회를 이따위로 운영하나” 고성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고 있다. 2026.1.19/뉴스1
강남 아파트 부정 청약 및 아들 ‘부모 찬스’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자료 제출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인 끝에 시작도 하지 못한 채 19일 파행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 안건을 상정한 뒤 이 후보자에게 직접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고 했고, 국민의힘은 자료 없이 ‘맹탕 청문회’를 강행할 수 없다고 맞섰다. 양측은 의사진행 발언 도중 고성과 막말 등 험악한 신경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회의는 약 1시간 30분 만에 정회됐고, 여야는 청문회 진행과 관련해 협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3분경 재경위 전체회의를 열어 “국회법 제52조 3호에 따라 1월 18일에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간사님 등 13인으로부터 전체회의 개의 요구가 있었으나 이 후보자 청문회와 관련해 간사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서 위원장은 청문회 안건은 상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현재 서울 서초구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과 아들 재산 ‘부모 찬스’ 의혹, 취업·입시 ‘부모 찬스’ 의혹, 영종도 땅투기 의혹, 보좌진 갑질 의혹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 측이 요구한 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한다는 조건하에 19일 청문회 개최에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청문회를 개최하지 않은 적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임 위원장을 향해 “위원회를 이따위로 운영하시냐”며 “국회는 인사청문회법과 국회법에 따라서 검증해야 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도 이 후보자 관련 여러 가지 쏟아진 의혹이 궁금하다.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싶다”며 “그 장 자체를 아예 열어주지 않겠다는 건 자신이 없어서 그런건가? 혹시 뭔가 해명될 것 같아서 우려하는 것인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문턱을 넘을지 안 넘을지는 어떻게 해명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이 청문회를 본 국민의 여론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일단 청문회는 열고 자료제출을 요구하라고 했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국회법 절차대로 했으면 좋겠다”며 “미제출 자료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추가적으로) 26개 중 19가지는 제출 가능으로 얘기했다. 순차적으로 제출을 하고 있다. 현재 73%가 제출이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도 “제가 오늘 또 역사적인 순간, 이변들을 보고 있다. 자료라는 것을 한 번이라도 만족하고 인사청문회를 하신 적 있느냐”고 야당 의원들에 물었다. 국회가 그간 후보자들의 부실한 자료 제출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으나 청문회 자체가 열리지 않은 적은 없다고 지적한 것. 김 의원은 “후보자를 (청문회장에) 세우고, 출석시키고 자료를 요구하자”고 말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의 자리가 비어 있다. 2026.1.19/뉴스1 국민의힘은 자료가 충실하게 제출될 때까지 청문회 절대 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자료제출과 관련해 청문회 처음부터 전제가 무너졌다. 여야는 15일 오후 5시까지 자료가 충실하게 오지 않으면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합의한 바가 있다”며 “애초 자료 요구는 청문회 7일 전까지 해야 되기 때문에 오늘이 아니라 20일에 청문회를 열어야 했지만 여당에서 반드시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약속해서 오늘 청문회를 열기로 했던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제출된 자료 양이 전체의 15%의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여세를 가족이 대신 납부했다는 의혹을 받는 데 왜 금융거래 내역을 내지 않느냐”고 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여당이 다수당이고 밀어붙이는 힘이 세다고 해 가지고 허술한 자료로 그냥 면죄부 주는 청문회가 돼서는 결코 안 된다”며 “제대로 지적을 하려면 성실하게 자료를 내놔도 부족한데 그냥 대강대강 해 놓고 하루만 때우겠다는 식으로 청문회 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의 검증 요청에 대해서 저희가 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제대로 검증해야 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도 “자료제출 건에 대해서 민주당이 노력했다고 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여전히 좀 있는 것 같다”며 “후보자가 본인에 대한 자료까지 제출하지 않은 것도 있다. 그런 부분을 민주당에서 좀 더 후보자를 설득을 해달라”고 이야기했다.
임 위원장은 여당의 발언과 고성 등을 문제 삼으며 “말 함부로 하지 말라”며 “품위있게 진행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흥분하지 말고 미리 예단해서 말하지 말라”고도 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오전에는 이 후보자 청문회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그는 오전 11시 29분경 “청문회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건 위원장 생각”이라면서도 “청문회를 19일로 당겨주면서 자료제출 관련해 성실히 임해달라고 요청했고 서로 신뢰 속에 진행됐는데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 청문회를 어떻게 진행해 나가는 것이 효율적이고 좋은지 양당 간사가 협의 후 합의해 오면 (회의를) 속개하겠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을 뒤돌아보고 있다. 2026.01.15.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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