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 일대에서 군복을 입고 행진하던 중국인들. 더우인 캡처
서울 한복판 한강공원에서 군복 차림의 중국인 100여명이 군가에 맞춰 행진을 하는 영상이 확산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중국의 한 걷기 동호인 단체가 한국에서 진행한 행사 영상이 공유됐다.
● 걷기 행사에 왜 군복이 필요?
이 영상은 지난 4일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 처음 게재됐다. 영상은 지난달 31일 촬영한 것으로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 일대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군복을 입고 제식훈련 하듯 한강둔치를 걸었다. 이들이 들고다니던 현수막에는 ‘한국(한강)국제걷기교류전 중국 걷기 애호가’라는 문구가 한글과 한자로 쓰여 있다.
단체의 간부로 추정되는 남성이 중국어로 축사를 하고 참가자들은 박수를 쳤다.
행사에는 100여명의 중국인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10여명 단위로 노란색, 빨간색 등의 체육복을 맞춰 입고 모였다. 여기에 군복에 모자까지 갖춰 입은 팀까지 걷기 행사에 참여한 것이다.
이들은 걸어가면서 군가와 비슷한 행진곡을 사용해 걷기교류전이나 문화행사 취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 일대에서 군복을 입고 행진하던 중국인들. X(구 트위터) 캡처
● ‘여주 축제’ 이어 中 군복차림 반복
영상이 공유되자 누리꾼들은 “한국내 중국군 군벌을 모으거나 중국 사병을 육성하고 있는 것 아니냐”, “다른 유니폼은 그렇다 쳐도 군복은 선을 넘었다”, “중국군 행진가를 틀어놓고 걷는게 무슨 의도가 있는거냐” 등의 불쾌함을 드러냈다.
일부 누리꾼들은 최근 여주에서 개최된 축제를 언급하며 “왜 중국인들이 군복을 입고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거냐”, “요즘 이런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우려가 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경기 여주 신륵사 관광단지 일대에서 열린 ‘2025 여주오곡나루축제’에서는 중국 인민해방군을 상징하는 군기가 휘날리고 인민해방군이 행진하는 영상이 상영돼 논란이 됐다. 영상뿐만 아니라 인민해방군 제복을 입은 중국인들이 무대위로 올라오기까지 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행사를 주최한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측은 “글로벌 축제 도약을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진행한 한중문화교류행사의 일부 내용이 방문객 여러분께 우려와 불편을 끼쳐드려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재단 측은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이번 행사는 중국 시민 걷기동호회 회원들이 한국의 명소를 걸으며 건강과 우호를 다지는 순수한 민간 교류 행사였다”라며 “논란이 된 복장은 군복이 아닌 일반 스포츠·레저용 단체복이었다”고 해명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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