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국악인 만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전북 전주시 청연루에서 열린 K컬처 ‘전통의 소리를 잇다―청년 국악인과의 간담회’에서 국악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골프와 선거는 고개를 쳐들면 진다”며 선거 결과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전주=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6일 전북에서 집중 유세를 이어가며 이틀째 ‘민주당 텃밭’인 호남을 향해 표심을 호소했다. 이 후보는 유세장마다 ‘전북 홀대론’을 꺼내 들며 “이제 (차기) 정부가 책임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전북 내 재생에너지 및 K문화산업 육성 강화 등으로 지역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 지방·수도권 차등 전기요금 거듭 강조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전북 익산역 유세에서 “백성이 하늘처럼 존중받는, 다 같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자고 한 게 동학혁명”이라며 “(그 정신이) 5·18민주화운동 그리고 빛의 혁명·촛불혁명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 후보는 서해안의 재생에너지 산업 강화를 강조하며 “전 세계가 이제 탈탄소 시대로 간다”고 했다. 지난 대선 당시 TV토론에서 ‘RE100’(재생에너지 100%)을 몰랐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냥해 “이걸 RE100이라고 하는데 모르는 분이 계셨다”고 했다. 이 후보는 “(그는) RE100은 모르더니 ‘I will be back(나는 다시 돌아온다)’ 하려는 것 같다. 절대 안 된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전날에 이어 ‘지방·수도권 차등 전기요금제’를 거듭 강조하며 “전기요금도 이제 올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북 군산에서 “전기요금이 지금도 비싸다고 느끼지만 어쩔 수 없다”며 “이런 식으론 (한국전력의 적자 문제 등을) 버틸 수 없다. 전기요금을 올릴 때 지방은 덜 올리든지 혹은 유지하든지 해서 (수도권과 지방 간) 요금 차이를 만들면 (지방에 기업이 오는 등) 희망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기요금을 올리겠다는 정책을 말한 건 아니고 장기적으로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라며 “당장은 민생이 어려워 요금에 손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 장소인 전북 정읍에선 양곡관리법 재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회에서 통과시킨 양곡관리법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것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 때 대체 작물을 지원했더니 쌀값이 유지됐는데 그걸 왜 안 하냐. 바보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집권하면 농업을 전략안보 사업으로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익산에선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자신을 지지한 무소속 김상욱 의원과 만나 “합리적 보수 정신을 민주당 안에서 실현하자”며 포옹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가짜 보수 정당 안에서 진짜 보수 활동해 보려고 노력하다가 사실상 쫓겨난 김 의원을 소개한다”며 “김 의원이 민주당에 오셔서 합리적 보수의 가치를 잘 주장하고 실현해 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 李, 다음 주부터 방탄 유리에서 연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교제폭력 범죄 처벌 강화 등을 담은 여성 공약을 내놨다. 여성 근무 사업장 안심벨 보급, 여성 안심주택 공급 확대 등과 함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강화, 고용평등 임금 공시제 도입 등도 담았다.
당초 민주당은 젠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여성 공약을 따로 발표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다만 최근 같은 당 친명(친이재명)계 김문수 의원의 ‘출산 가산점’ 발언으로 여성 유권자의 반발이 커지자 뒤늦게 별도 공약을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20, 30대 여성들이 내란 국면에서 큰 역할을 해 희망을 만들었다”며 “민주당이 여성 정책이 없다는 건 옳지 않다. 성차별, 특히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다음 주부터 별도로 제작한 ‘방탄 유리막’ 안에서 유세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대선 후보가 테러 위협 때문에 방탄 유리막을 설치하는 것은 처음이다. 강훈식 선대위 총괄부본부장은 “후보가 연단에 섰을 때 양쪽에서 막아주는 형태일 것”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