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5.01.21. 사진공동취재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수감된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21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심판정에 출석하면서 구속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첫 ‘출정 경호’가 이뤄졌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가능한 헌재 변론에 모두 출석할 방침”이라고 밝힌 만큼 윤 대통령이 앞으로 헌재에 출석하거나, 나아가 법원 재판에 출석할 때도 같은 경호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변호인단을 접견해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구치소 측이 보관 중이던 개인 양복을 건네받은 뒤 갈아입고 교도관과 함께 법무부 호송 차량에 올랐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 수용자는 법정에 출석할 때 수형복이 아닌 사복을 착용할 수 있다.
서울구치소 가장 안쪽에는 수용자들이 머무는 수용동과 보안청사가 있고, 이 시설은 교도소 담장에 둘러싸여 있다. 담장에는 ‘내부 정문’이라고 불리는 출입문이 있고, 담장 너머에는 사무청사 등이 있다.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를 나가려면 수용동과 보안청사, 내부정문, 사무동, 정문 순서로 거쳐서 나가야 한다.
윤 대통령은 교도관과 함께 법무부 호송 차량에 탑승한 채 구치소 내부 정문 등을 통과했다고 한다. 내부 정문이 열린 순간부터 대통령경호처의 경호원들은 경호차량에 올라 윤 대통령의 호송 차량을 호위했다. 경호원은 따로 호송차량에는 동승하지 않았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헌재 청사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린 뒤부터는 경호원들이 윤 대통령을 따라가면서 인적 경호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헌재에 출정하지 않을때는 경호원들의 경호를 받지 않고 서울구치소 내부에서 교도관들의 계호를 받으면서 독거실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교정당국은 윤 대통령의 동선이 다른 수용자들과 최대한 겹치지 않게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훈 경호처 차장을 비롯한 경호원들은 수용동과는 떨어진 사무동의 사무실에 24시간 교대로 상주하면서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헌재 심판정에서는 양복을 입고 붉은 넥타이를 맸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로 돌아가면 넥타이와 양복을 교도관에게 제출하게 된다. 법무부 예규인 보관금품 관리지침에는 수용자가 속옷류나 평상복, 티셔츠, 반바지 등만 구치소 내에서 보관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양복을 영치품으로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독거실에 보관하는 것은 아니다. 교정당국이 별도로 보관하다가 출정 때마다 건네주게 된다. 특히 넥타이의 경우 자해 위험이 있어 수용자들이 영치품으로 받더라도 교정당국은 이를 개인 보관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윤 대통령에 대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면서 변호인을 제외한 접견이나 서신 교환을 제한해달라고 청구해 받아들여졌지만 윤 대통령에게 가족이나 친지 등이 사복 등 영치품을 전달하는 것은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헌재 심판정에 출석하거나 법정에 나가는 것은 교정당국이나 수사기관의 허가 없이 헌재 등으로부터 받은 출석요구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 수용자가 자신의 방어권을 행사하는 차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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