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씨 일가 우상화 주도 ‘北의 괴벨스’ 김기남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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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장의위원장 맡아 장례
DJ서거때 특사 자격 ‘서울 조문’

‘북한의 괴벨스’라 불린 김기남 전 노동당 선전선동 담당 비서(사진)가 7일 사망했다. 김기남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북한 체제 선전과 우상화를 주도했다. 김기남의 시신은 평양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에 안치됐다. 장례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장으로 치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8일 2022년 4월부터 노환과 다장기 기능 부전으로 치료를 받아 오던 94세 김기남이 전날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김기남은 김일성종합대학 학부장, 노동신문 책임주필 등을 지냈다.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부장에 이어 선전 담당 비서를 맡아 김씨 일가 3대 세습의 정당성 확보에 앞장섰다. 김 위원장의 정치적 멘토 역할을 했던 그는 2013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구차를 호위한 7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김기남은 김 위원장의 노동당 장악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3년 12월에는 김 위원장의 고모부이자 정권 2인자로 군림하던 장성택 부위원장을 ‘반당 반혁명 종파분자’로 낙인찍는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 토론자로 직접 나서는 등 김정은 체제 안착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일을 주도했다. 김 위원장이 8일 오전 2시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한 것도 이런 인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기남은 2017년 10월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를 통해 주석단 명단에서 배제되며 당 부위원장 등 직책을 내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이기도 했던 그는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김정일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 조문단장을 맡아 서울을 찾았다. 이보다 앞선 2005년엔 8·15민족대축전 참석을 위해 대표단 단장으로 서울을 방문해 6·25전쟁 이후 북한 당국자로는 처음으로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김씨 일가#우상화 주도#북한의 괴벨스#김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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