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피습, 김구·여운형 이후 초유의 암살 미수…당적·변명문 공개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8일 1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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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당적 공개, 현행법상 어려워”

윤희근 경찰청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관련 현안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8. 뉴스1
윤희근 경찰청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관련 현안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8.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8일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을 “백범 김구, 몽양 여운형 선생 이후 초유의 암살 미수 사건”이라 주장하며 경찰을 향해 피의자 김모 씨(67)의 당적과 김 씨로부터 압수한 ‘남기는 말’이라는 제목의 8쪽짜리 변명문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행안위 현안보고에 출석한 윤희근 경찰청장을 향해 “야당 지도자, 제1당 대표의 목숨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은 그야말로 초유의 일이다. 사건의 무게에 대해 경찰은 정말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해식·천준호 의원은 사건 초기 ‘김 씨의 단독 범행’이라는 언론보도가 확산했던 것과 관련해 경찰이 사건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민은 이 엄청난 사건을 피의자가 혼자 저지른 게 맞는지, 배후가 있는지, 공범이 있는지에 많은 의문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윤 청장은 “저희는 ‘단독 범행’이라고 확정적으로 알려준 적이 없다”면서도 “지금 공범, 배후 이런 부분에 대해 수사팀에서 어느 부분보다 중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빠르면 이틀, 3일 후에 수사 결과를 발표할 텐데, 시간을 주시면 그때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답변드리겠다”고 답했다.

천 의원은 ‘이 대표의 부상 정도가 1㎝ 열상으로 경상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적힌 상황 보고가 사건 초기 전파된 것을 두고도 “자작극 등 여러 가짜뉴스의 근거가 됐고, 수사 방향성을 몰고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에 책임을 물었다. 그러나 윤 청장은 “부상 정도는 전문가인 소방을 통해 확인한 것”이라며 “경찰만이 아닌 각종 정부 기관에서 들어온 보고가 종합된 내용이 전파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청장은 피의자의 당적 공개 여부에 대해선 “관련 법에 따라 저희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이 ‘범죄 조사에 관여한 공무원이 당원명부에 관해 알게 된 사실을 누설해선 안 된다’는 정당법 24조 4항에 대해 “사문화한 조항”이라며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있어 결정적 단서다.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이제 공개를 안 하면 안 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으나, 윤 청장은 “다 공개됐다는 건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지 모르겠다”며 공개 불가 원칙을 고수했다.

당적과 더불어 피의자가 쓴 ‘남기는 말’의 내용도 공개해야 한다는 이형석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윤 청장은 “압수물의 일종이므로 수사 진행 상황을 보면서 어느 단계에서 공개하는 게 좋을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당적과 ‘남기는 말’ 두 가지는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핵심인 것은 맞다”며 “이 두 가지와 행적 및 압수물 분석, 피의자 조사 등 전체를 종합해 범행 동기를 파악하겠다”고 했다.

윤 청장은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주요 인사 경비 강화를 위한 3단계 대책을 수립, 현재 1단계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1단계는 ‘주요 인사 전담보호팀’ 구성 및 특별교육훈련 실시, 2단계는 선거운동기간에만 운용하던 경호 목적의 ‘근접 신변보호팀’을 주요인사 현장 방문 시 조기 배치, 3단계는 총선 선거운동기간 중 근접 신변보호팀 추가 배치 검토다.

윤 청장은 “현재 경호 규칙에 명시된 경호 관련 사항을 법률로 제정하고, 경호 대상에 정당 대표 등을 포함하는 방안도 각계 의견을 반영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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