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일판 ‘에라스무스 프로그램’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6일 0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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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대학생 교류 프로그램으로
미래 한일관계 주춧돌 양성”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 간 셔틀외교를 계기로 한일판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유럽 국가간 교환학생 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이 유럽연합(EU)의 초석이 됐듯 한일 대학생 간 교류를 활성화 해 한일관계의 주춧돌이 될 미래세대를 양성하자는 취지다.

여권에 따르면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교육부(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3월 16일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첫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대학생 교류 프로그램(가칭 한일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앞서 한일관계를 정상화하며 “미래세대가 바로 한일 양국의 미래”라며 “(한일 청년들이) 자유롭고 왕성하게 교류하고 협력한다면 청년세대의 신뢰와 우정이 가져올 시너지를 체감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관계자는 “한일 대학생 교류 프로그램은 유럽의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할 것”이라며 “유럽의 대학생들이 다른 유럽 국가의 대학에서 공부하며 유럽 통합의 바탕이 된 것처럼 우리 미래세대도 이 프로그램으로 한일 양국을 이해하며 한일관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대학생 교류 프로그램은 참여 의사를 밝힌 한국과 일본의 대학들이 재학생들에게 자유롭게 상대국의 참여 대학을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고 학점을 인정해주는 게 골자다. 별도로 발생하는 학생들의 체재비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 경단련(經團聯)이 공동으로 조성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에서 지원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여권 관계자는 “재학 중인 모교에 수업료를 냈기 때문에 일본 대학에서 추가적인 학비가 발생하지 않고 일본에서 졸업하고 싶으면 공동학위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체재비는 미래 파트너십 기금과 정부 예산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지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정부는 대학생들이 상대국에서 취업까지 할 수 있도록 기존의 일본 워킹홀리데이 비자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에라스무스 프로그램과 연동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유학에 이어 현지 취업으로 연결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일본 경단련 측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인턴십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때 유명무실해진 일본 워킹홀리데이 비자 프로그램을 에라스무스 프로그램과 함께 가동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며 “추진 구상을 일본 정부와 주한일본 대사관에 전달했고 공식 협의에 들어가면 어렵지 않게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르면 올 가을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늦어도 내년 3,4월엔 프로그램을 출범하는 게 목표다. 여권 관계자는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이 유럽의 새로운 세대를 만들어내고 지도자들을 키워낸 것처럼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청년 세대들은 미래의 한일 관계를 이끌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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