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기자, 尹 ‘日 무릎’ 발언 원문 공개… “오역 주장 與 망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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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국민 상대로 독해력 테스트”
與 유상범 대변인 “사실 파악 미흡”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출국날인 24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100년 전 일을 가지고 (일본이) ‘무조건 무릎 꿇어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WP 기자가 윤 대통령이 발언의 주어를 “저는”이라고 밝힌 원문(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여당이 “발언에 주어가 없다”며 “주어를 일본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자 기자가 직접 이 발언의 주어가 윤 대통령 자신이라고 분명히 한 것이다.

윤 대통령 인터뷰가 공개된 뒤 야당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는 등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주어를 생략한 채 해당 문장을 사용했다. (일본에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을)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이 인터뷰 기사에서 인용된 윤 대통령 발언을 공개할 때 주어가 빠진 문장으로 공지했는데 그 주어는 윤 대통령이 아닌 일본이란 것. 국민의힘은 25일 “영문 번역 과정에서 주어가 빠진 것인데 야당이 침소봉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여야 공방이 벌어지며 논란이 커지자 인터뷰를 진행한 WP 미셸 예희 리 기자는 25일 윤 대통령의 발언 원문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역 논란과 관련해 녹음을 다시 확인했다”며 윤 대통령이 “100년 전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으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과 여당을 겨냥해 “국민을 상대로 독해력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일본 총리의 말인 줄 착각하고도 남을 만큼 매우 무책임하고 몰역사적인 인식을 드러냈다”고 했다. 김상희 의원은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다는 것도 망신인데 대통령이 말한 걸 여당이 어떻게 모면해보겠다고 거짓말을 해 대통령을 더 망신스럽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미 워싱턴에서 브리핑을 열고 “여당 의원이 한 얘기는 제가 직접 보지 못해서 거기에 대해 제가 해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유상범 대변인은 “사실관계 파악이 미흡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워싱턴포스트#윤석열 대통령#국빈 방미#오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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