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 무릎 발언, 日 총리 말인 줄…몰역사적 인식” 총공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4.24/뉴스1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4.25/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100년 전 역사로 인한 일본이 사과하기 위해 무릎 꿇어야 한다는 인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데 대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일본 총리 말인 줄 알았다”며 강력한 비판을 이어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일본 총리 말인 줄 착각하고도 남을 만큼 매우 무책임하고 몰역사적인 인식을 드러냈다”며 “우리 국민을 부끄럽게 하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제국주의에 무참하게 침탈당한 우리 아픈 역사도 모자라 이제 와 100년 전 우리 민족에게 행한 과오에 대한 진정한 반성도 뉘우침도 없는 일본을 향해 절대 무릎 꿇지 말라고 애걸이라고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지금과 같은 무능한 굴욕외교로는 결코 한일관계를 평화와 번영의 동반자로 격상시킬 수 없다”면서 “오욕의 과거사를 미화하며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지울 수 없는 역사를 팔아 우리의 미래를 살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성곤 정책수석부대표는 “국익을 수호하고 대한민국의 자존을 지켜야될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지 경악을 금할 수가 없다”며 “일본으로부터 침략당해 수십년간 고통받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역사와 국민 앞에서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라”며 “국민의 가슴을 멍들게 한 망언에 책임지는 것이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주 수석부의장 역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도 일본과의 우호 선린 관계 위해 노력했지, 일본에게 무릎 꿇으라고 한 적이 없다”며 “일본의 조선에 대한 식민 지배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 지도층에게 진실한 사과를 요구하고, 위안부 피해자에게 우러나오는 사과와 배상을 하고, 징용 피해자에게 응당한 배상을 하라는 것이 어떻게 무릎을 꿇으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노동조합은 때려 잡고 야당은 무시하고 야당 대표는 감옥에 집어 넣으려고 난리를 치면서 왜 외국만 나가면 저자세인가”라며 “일본은 무릎 꿇으면 안 되고 한국은 무릎을 꿇어야 하냐”고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실용 외교를 펼쳐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데 대해 “부디 실용외교를 통해 명분과 실리를 전략적으로 가늠하며 국익을 최우선하는 회담이 되길 거듭 당부한다”고 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맞다고 느껴지는 세상이 됐다”며 “대통령의 외교력이 얼마나 만만하게 보였으면 한미 정상회담 전날에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요구 보도가 나오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동차보조금 한 푼도 안 준 미국이 한국 기업의 반도체 중국 수출 억제를 진짜로 요청했다면 미국의 착각이고 평등외교의 파괴이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호구 외교의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집안에서 큰소리 치고 밖에서 맥을 못쓰면 가장이 아니고 폭력 남편”이라며 “역대 모든 정부가 다 해왔던 대북확장억제 강화에 포장지만 바꾼 봉투 속의 청구서만 잔뜩 받아오는 아마추어 취중계약 수준의 거래로 끝나지 않도록 최선 다해주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