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혁신위, 논쟁적 안건 미뤄달라”… 공천룰 갈등 불씨 여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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朱, 최재형 만나 “활동 적극 지원”
안철수 등 해체 주장 잠재우며… 공천문제로 갈등 재연 차단나서
내년 1월까지 징계 이준석 재출마뜻
당내 ‘크리스마스 전대’ 주장 커져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주호영 의원실에서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주호영 의원실에서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존폐 논란에 직면했던 혁신위원회에 대해 19일 “적극 지원하겠다”고 못 박았다. 이준석 전 대표가 설치를 주도한 혁신위를 둘러싼 이견이 분출된 상황에서 일단 혁신위 유지에 힘을 실은 것. 주 위원장은 이날 혁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재형 의원과 1시간가량 만나 혁신위에서 논의 중인 혁신안을 보고받았다.

그러나 추후 혁신위에서 의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천 문제를 다룰 경우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은 여전하다. 주 위원장도 최 의원과 만난 뒤 “비교적 쉽게 합의할 수 있는 안이 있고 논쟁적 안이 있을 텐데, 한꺼번에 다 내놓으면 혼란스러울 수 있으니 2단계 정도로 (발표)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당의 단합을 위해 민감한 문제는 뒤로 미뤄 달라는 당부다.
○ 여전한 뇌관, 혁신위 공천 개혁안
주 위원장이 말한 “논쟁적인 안”은 공천 문제다. 혁신위에서 공천 개혁안이 만들어지는 것을 당권 주자들과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탐탁지 않게 보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혁신위도 활동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며 “비대위 역시 새 당 대표를 뽑는 준비 과정에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혁신안을 내놓으면 또 다른 당내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이 선제적으로 혁신위 폐지 주장을 낸 배경이다.

하지만 주 위원장은 일단 혁신위 유지를 선언했다. 그는 “혁신위가 적극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최 의원에게)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 대신 주 위원장은 혁신위를 향해 민감한 사안은 당분간 논의를 자제해 달라는 뜻을 분명히 하며 절충점 찾기에 나섰다. 한 여권 인사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이 전 대표 징계 국면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전 대표가 주도한 혁신위를 없애도 문제고, 혁신위가 공천안을 다뤄도 문제”라며 “주 위원장이 일단 봉합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주 위원장은 22일 열릴 예정인 혁신위 전체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날 전체회의에서 혁신위가 공천 개혁안을 꺼내들 경우 당 내홍이 다시 분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여전하다.
○ ‘크리스마스 전대’로 기우나
당 안팎에선 비대위 활동 기한을 연말까지로 보는 기류다.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를 맞아 예산안 편성, 국정감사 등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 대표를 먼저 뽑기엔 무리가 있다고 보는 것. 여권 관계자는 “12월 정기국회가 끝난 뒤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방안이 유력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가 내년 1월 8일 이전에 전당대회가 열리면 나설 수 없다는 점도 ‘크리스마스 전대’ 주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전당대회 개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빨리 당을 통합해 전열을 정비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특히 해를 넘겨서 내년 초 다시 비대위 모습으로 국민에게 비친다는 것은 얼토당토않다”며 새 당 대표를 뽑는 마지노선을 연말로 못 박았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전날(18일) 차기 전당대회 시점에 대해 “내년 6월에 치러야 한다”며 당초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당의 개혁을 할 수 있는 적임자들이 나오길 바라고, 그분들을 지원할 수도 있고, 안 되면 또 나가야죠”라며 당 대표 재출마 가능성까지 열어 놨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본인이 실제로 출마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기보다는 다른 당권 주자들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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