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안철수 ‘反이준석’ 연대 가시화…李, 2030 당원가입 독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7일 2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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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장제원 의원, 김 전 비대위원장, 안철수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장제원 의원, 김 전 비대위원장, 안철수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이준석) 대표님하고 제가 어떤 갈등이 있나?”(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권력을 그분(친윤석열)들이 향유하고 싶은 거라면 전당대회를 통해서 하셔라”(이준석 대표)

이 대표의 윤리위원회 징계 등으로 촉발된 여당의 당권 경쟁이 계속해서 격화되고 있다. 친윤계의 장 의원은 27일 포럼을 열고 대대적인 세 과시에 나섰다. 특히 최고위원 추천 문제로 이 대표와 맞서고 있는 안철수 의원도 포럼에 참석했다. 전략적인 ‘반(反)이준석’ 연대가 가시화 되자 이 대표는 이들을 향해 “6·1지방선거 이후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성토했다.

● 가시화되는 ‘친윤-안철수 전략적 파트너십’

장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대한민국 혁신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초청 강연을 열었다. 포럼에는 친윤계를 비롯해 의원 60여 명이 모였다. 특히 이 자리에는 이 대표와 연일 각을 세워온 안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안 의원은 예정에 없던 축사를 하며 친윤계와의 거리 좁히기에 주력했다. 여권 관계자는 “장 의원과 안 의원이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안 의원과, 이 대표를 견제하려는 친윤계가 ‘반이준석’을 고리로 본격적인 공동 행보에 나섰다는 것.

안 의원은 이날 이 대표를 에둘러 겨냥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가 24일 페이스북에 ‘간 보는 안 의원’을 의미하는 ‘간’과 장 의원의 성(姓)을 따 “다음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한 것에 대해 “한국말인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이 대표가) 속이 타는 것 같다”고 했다. 장 의원도 이 대표와 갈등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어떤 갈등이 있나. 저는 어떤 언급도 한 적 없다”고 했다. 최근 당내 갈등에 대해서는 “집권 여당의 진중함, 무게감을 갖고 힘을 합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하지 않은 것에 대해 여권 안팎에서는 “이날 포럼을 통해 ‘힘의 우위’를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이준석 “대통령과 친윤 생각 같으면 나라 큰일 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2.6.27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2.6.27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맞서 이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친윤계를 정면으로 조준했다. 이 대표는 이날 MBN 인터뷰에서 장 의원이 주도한 포럼에 대해 “그 모임이 진짜 깨어 있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모임이라면 (친윤계가) 오늘 느끼신 게 많을 것 같다. 그런데 별로 안느낄 것 같은데?”라고 했다. 이날 포럼 연사로 나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을 향해 “오로지 대통령만 쳐다보고 사는 집단”이라고 한 점을 상기시킨 것.

특히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친윤계 생각이 다르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게 같으면 나라 큰일 난다. 나라 걱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의중과 달리 친윤계가 자신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달 7일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한 윤리위 결정을 앞두고 있는 이 대표는 “윤리위에 제기되는 것들은 형사 절차를 보고 나서 판단하는게 일반적인 상황”이라며 “지금은 오히려 (형사 절차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시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반이준석’ 연대에 맞서 여론전과 함께 자신의 대표적인 우군으로 꼽히는 2030 청년세대 결집에도 나선 상태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혁신에 힘을 보태려면 당원 가입 밖에 답이 없다”고 당원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는 연일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 귀국 이후가 당 내홍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귀국 후 성과 공유 등을 위해 당 지도부를 따로 초청할지 여부도 관심사”라며 “윤리위 직전인 다음달 6일 예정된 고위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 회동도 또 다른 변수”라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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