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전매체들이 17일 일제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막말’로 유명한 리선권이 최근 북한 조선노동당의 대남부서 책임자를 맡은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단호하고 엄정한 대처”를 언급한 윤 대통령의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를 겨냥, “반공화국(반북) 대결 분위기를 극구 고취했다”며 “제 주제도 모르고 상대는 더 더욱 모르는 무모한 대결병자의 어리석은 망발”이라고 비난했다.
매체는 특히 “우리 공화국(북한)은 자위의 핵강국, 군사강국이며 우리 군사력은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평화수호의 강력한 보검”이라며 “이를 두고 그 무슨 위협을 떠벌이는 것을 보면 확실히 윤석열은 동족을 등진 대결병자, 평화 파괴를 위해 몸부림치는 불망나니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미국의 하수인·꼭두각시·총알받이 노릇이나 하는 주제에, 상전의 승인 없인 총 한 방 쏠 수 없는 주제에 ‘단호한 대응’이라니 참으로 가관”이라며 “동족대결에 들떠 날치다가 수치스러운 파멸을 당한 반역아들의 운명을 답습하지 않으려거든 혓바닥 건사부터 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7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 추념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우리민족끼리는 전날에도 윤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 내용을 두고 “동족을 물어뜯을 생각뿐”이라며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
북한의 다른 선전매체 통일의메아리도 이날 윤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에 관한 논평에서 “대결망발을 입에 올리기 전에 그로 하여 초래될 파멸적 후과에 대해 생각을 해봤는지 모르겠다”며 “만약 우리 공화국을 상대로 군사적 도발을 시도한다면 무자비한 공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미쳐도 단단히 미친 모양” “계속 철딱서니 없이 놀아대다가는 어렵게 차지한 대통령 자리도 얼마 유지 못하고 염라대왕에게 불려가게 될 것” 등 윤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또 다른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 또한 이날 윤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에 대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격으로 마구 설쳐대고 있다”고 비아냥댔다.
이 매체는 특히 “지난 시기 검사복이나 입고 칼부림밖에 해본 적 없는 정치 생둥이(풋내기)가, 더욱이 군사라고는 꼬물만큼도 모르는 알짜 무식쟁이가 제법 군 통수권자가 됐다고 호들갑을 떨며 허세를 부려댄 것”이라고 폄훼했다.
매체는 “온 세상이 공인하고 있듯 오늘 우리 공화국은 세계적 군사강국의 전열에 당당히 올라섰다”며 “무모하게도 그 무슨 ‘단호하고 엄정한 대처’니 뭐니 하고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칼 물고 뜀뛰기를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북핵수석대표협의, 외교차관협의회 등 ‘한미일 3자 협력’을 겨냥해서도 “겉으론 손을 잡으며 너스레를 떨지만 속으론 제 살 궁리만 하는 관계”라며 “친미사대와 동족대결에 눈이 먼 가련한 남조선(남한) 보수 집권세력들은 미일 상전과의 협력·공조가 최상의 방책이나 되는 듯 분별없는 추태를 부리고 있으니 참으로 가긍하기 짝이 없다”고 공격했다.
북한 선전매체들이 우리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공격하는 건 비난선전 중에서도 높은 수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지난달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리선권이 지난 8~10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대남부서인 통일전선부장으로 발탁된 뒤 그 수위가 더 높아진 모습이다. 북한 선전매체 대부분은 통일전선부 산하 기관이 운영한다.
리선권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간의 세 번째 정상회담 때 남북 경제협력사업 부진을 이유로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라며 면박을 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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