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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이준석 “이제 제대로 자기정치” 작심발언… 친윤 “갈등 키울라” 대응자제

입력 2022-06-13 03:00업데이트 2022-06-13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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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간담회, 친윤계에 ‘경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된 조기 사퇴론을 일축하며 “이제 제대로 자기 정치 한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제 제대로 자기 정치 한번 해보겠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까지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정치를 했지만 이제는 제가 이루고 싶은 세상, 제가 옳다고 생각했던 정책들과 당을 만들기 위해 제 의견을 더 많이 투영시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6·11 전당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보수정당 대표로 선출된 이 대표는 3·9대선과 6·1지방선거 과정에서 2030세대 지지율을 높이고 당원을 80만 명으로까지 늘리는 등 선거 연승을 이끄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대선 과정에서 당무를 거부하고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와 충돌한 데 이어 최근까지도 정진석 의원 등 당내 ‘친윤(친윤석열)’ 그룹과의 설전을 이어가는 등 번번이 당내 갈등의 중심에 섰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르면 이달 말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관련 당 윤리위원회 징계 결정을 앞두고 있는 이 대표는 이날 90분간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작심발언’을 쏟아내며 ‘조기 사퇴론’을 일축하고 ‘이준석표 개혁’ 의지를 강조했다.
○ 친윤계 향해 90분간 ‘경고’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기 정치’라는 표현을 10번 넘게 썼다. 자신의 혁신위원회 구상과 우크라이나 출국 등을 놓고 정 의원이 ‘자기 정치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정면 대응 의지를 드러낸 것.

그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이기는 과정에서 제 개인이 자기 정치 측면에서 입은 피해는 너무 심하다”며 “이제부터는 그런 것들을 따져 물을 것이고 적어도 당당하게 논쟁하고 옳은 방향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한 제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제가 과학고를 나왔는데, 과학고 학생들이 과학 좋아해서 가는 것도 맞지만 그렇다고 영어, 국어를 못하는 게 아니다”라며 “제가 전시 지도자로서 역할을 부여받아서 한 거지 평시 역할을 몰라서 안 한 게 아니다. 제가 흑화(黑化)하지 않도록 만들어 달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친윤계 의원들을 향해 대선 때부터 쌓인 날선 비판도 쏟아냈다. 이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윤 후보 측과 갈등이 수습된 뒤 상황을 꺼내들며 “제가 당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선거에 매진하겠다고 했지만 2주가 다 지날 때까지 당사에 자리도 안 만들어줬다”며 “제가 누구한테 협박하자는 얘기는 아니고, 이렇게 참은 당 대표가 어디 있느냐”고 했다.

최근 온라인으로 설전을 빚은 정 의원도 재차 직격했다. ‘정 의원과 앙금이 아직 남아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고맙다는 소리는 못 들을망정 선거 끝나고 나니까 저를 공격하는 건 무슨 상황이냐”라고 했다. 이 대표와 친윤계 간 갈등은 이달 말 예정된 당 윤리위의 징계 결정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차기 총선 승리 위해 ‘공천 시스템화’ 강조

이 대표는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한 핵심 과제로 공천시스템 개혁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 몰락의 가장 큰 변곡점 중 하나가 2016년 총선 앞두고 펼쳐진 ‘진박’ 공천갈등”이라며 “공천을 시스템화하는 것에 정권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저는 확신한다”고 했다. 이어 “‘어차피 공천은 다음 당 대표가 할 텐데 왜 공천 룰을 정하려고 하느냐’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 자체가 굉장히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발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혁신위를 통한 공천 개혁을 통해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쥐려는 것이라는 당내 비판에 대해서도 “뭐 눈에는 뭐밖에 안 보인다”고 일갈했다.

친윤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날 선 발언에 대응을 자제했다. 정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소이부답(笑而不答·웃음으로 답을 대신한다)’ 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윤계 의원은 “이 대표의 주장에 대응하면 당내 갈등에 대한 논란만 키울 것”이라며 “(이 대표의 친윤계를 겨냥한 발언은) 본인의 개혁 의지에 대한 저항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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