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해지는 경산시장 선거, 최경환·윤두현 대리전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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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31일 13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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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일(왼쪽), 오세혁 경산시장 후보. © 뉴스1
조현일(왼쪽), 오세혁 경산시장 후보. © 뉴스1
국민의힘 조현일 후보와 무소속 오세혁 후보가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경북 경산시장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전·현직 국회의원의 대결장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30일 조 후보가 “오 후보는 모 의원(최경환)의 사무국장과 조직국장을 지내며 호가호위하던 사람”이라며 “네거티브, 흑색선전으로 일삼으면서 경산 정치를 20년 후퇴시켰다. 공천을 못받으면 탈당을 밥먹듯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오 후보는 “최경환 전 의원 덕에 공천받아 도의원을 한 조 후보는 은인을 하루아침에 배신한 기회주의자”라며 반발했다.

경산시장 선거에서 맞붙은 두 후보가 경산에서 내리 4선을 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경환 전 부총리를 선거판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6일 열린 오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축하 영상을 통해 “오 예비후보는 20여년 동안 함께 일하면서 ‘일머리’를 잘 알고, 경산 발전을 위한 열정과 실력을 갖춰 경산시를 잘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이어 지난 24일 하양시장에서 열린 오 후보의 거리유세에 최 전 의원의 부인 장인숙씨가 등장해 “최 전 부총리가 국민의힘 경산시장 공천 과정에서 경선도 없이 일방적인 단수추천 공천에 분노하는 시민과 뜻을 같이 하고 있다”며 최 전 의원의 의중을 전달했다.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조 후보는 윤두현 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다.

앞서 경산시장 예비후보로 14명이 등록하자 국민의힘 경산지역 당협위원장이자 경북공관위 부위원장인 윤 의원은 지난 20일 “단수 추천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당시 지역 정가에서는 윤 의원이 “모 후보를 밀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상태였다.

이후 경북공관위는 경선없이 14명의 후보 중 조 후보를 단수로 추천했고 컷오프된 후보 10명이 반발해 시민협의체를 구성, 자체 경선으로 오 후보를 선출했다.

선거 기간 내내 오 후보가 ‘불공정 공천’을 주장하며 공세를 펼치자 윤 의원은 지난 28일 성명서를 내고 “공천 불복자들의 위법과 해당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윤 의원은 “경산시장 후보 단수 공천은 구시대의 잘못된 정치 관행을 둘러싼 논란 등을 감안해 이뤄진 결정”이라며 “공천 불복자들의 이의신청과 재심 요구는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기각됐고 경북도당의 공천 내용은 당 최고위원회의 의결로써 정당성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경산시장 선거가 전·현직 국회의원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면서 선거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친박 파동’ 때 대구 서구에 출마하기 위해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탈락한 후 2019년 경산시당협위원장에 선출됐고, 21대 총선에서 경산에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최 전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를 묵시적으로 윤 의원에게 물려줬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두사람의 인연은 깊다.

하지만 이번 경산시장 공천에서 윤 의원이 최 전 의원의 측근을 공천에서 배제해 둘의 관계에 금이 갔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경산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단수 공천을 강행한 윤 의원의 입지가 상당히 좁아질 것”이라며 “최 전 부총리에 대한 향수가 강한 지역적 특색과 민주당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표심이 국민의힘으로 갈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사”라고 말했다.

(경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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