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 씨는 26일 공개된 ‘뉴스1TV’와의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저한테는 다 똑같은 제가 모셨던 대통령이다. 하지만 제가 인간적으로 조금 더 기억에 남는 분은 노 전 대통령”이라고 했다.
이어 “청와대 안에서도 권력이라는 것을 많이 내려놓고 대하셨다. 주방까지 들어오시기도 하셨는데 그런 대통령은 없으셨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마지막 순간도 회상했다.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사흘째인 2017년 3월 12일 저녁 청와대를 떠났다.
천 씨는 “박 전 대통령이 나가실 때 저희를 부르시더라. 저녁 6시에 나가시는데 주방 사람들이 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여러분들, 진실은 밝혀질 것이며 4년 동안 음식 너무 고맙게 먹었다. 감사하다’고 하셨다. 제가 이렇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엄지발가락 스타킹에 구멍이 나 있더라. 너무 마음이 안 좋았다. 지금도 그게 뇌리에 박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정치적인 건 모른다. 탄핵을 맞으셨든 안 맞으셨든. 그래도 다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들 아니냐. 저희한테는 진짜 소중하시고 제가 음식을 해줬던 주군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청와대에) 청춘을 바쳤다”며 “참 잘 선택한 직업이다. 다음에도 하라고 하면 하지 않았을까.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다섯 대통령을 모신 명예와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