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은 조명으로만…北 김일성 생일 축하 행사만 편성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6일 0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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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연중 가장 큰 명절인 110번째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축하 행사로만 치렀다. 시험 발사 우려가 있었던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 조명으로만 등장했다.

북한은 이번 김일성 생일을 전후해 내부 축하 행사에 집중했다.

15일 김일성 생일을 앞두고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치적을 과시하는 행사가 집중적으로 열렸다. 북한은 송화거리, 경루동 등에 새로 지은 아파트와 호화 주택에서 잇따라 준공식을 열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만족스러워하는 표정과 함께 열광하는 주민들을 화면에 담았다.

김일성 생일 당일에도 경축 행사가 집중적으로 열렸다. 김 위원장은 별도 대중 연설 없이 행사에 참석했다.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청년학생 야회를 시작으로 경축 대공연, 경축 연회, 중앙 보고 대회, 평양시 군중 시위 등이 개최됐다. 평양 외 각지에서도 경축 보고대회가 열렸다.

우려됐던 ICBM 발사는 없었다. 대신 조명 축전에 ICBM을 형상화한 조명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매체들은 축제 분위기를 전했지만 북한 주민들 중에는 불만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태양절을 맞으며 최고 존엄이 평양 보통강 기슭에 일떠선 다락식 고급 주택을 조선중앙텔레비전 방송원들과 논설위원 등에 선물한 소식이 텔레비전으로 보도되면서 주민들은 부러움과 함께 심한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나도 기계공장에서 수십 년째 선반공으로 묵묵히 일을 하고 당에 충성하며 살아왔으나 아직 국가로부터 작은 단층집 하나도 공급받지 못했다”며 “그런데 체제 선전에 앞장서고 있는 당의 나팔수들이 고급주택을 선물 받는 모습을 보니 나 같은 사람은 이 나라에서 사람값에 들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평안남도 주민 소식통은 “당원 돌격대와 청년 돌격대는 일하는 기계처럼 죽도록 노동에 시달리는데 체제 선전에 앞장서 입만 놀리거나 글만 쓰는 사람들은 고급 주택을 선물 받으며 호의호식하니 우리나라의 현실은 옛날의 봉건 노예 제도나 다를 게 없다. 당의 나팔수만 사람이냐”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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