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 러 수출 통제 동참 국가에 한국 또 빠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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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EU-일본-호주-영국 등 동참”… 앞서 對러 제재 협의때도 韓 빠져
美, 이달초 韓과 ‘침공 첩보’ 공유… 일각 “美, 한국 소극적 자세에 불만”

미국이 대(對)러시아 수출통제를 발표했지만 동참 국가로 한국을 거론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가 이미 국제사회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동참국 리스트’에서 빠진 것. 미국의 적극적인 협조 요청에도 한국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자 바이든 행정부가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 상무부는 24일(현지 시간) 러시아를 겨냥한 전면적 수출제한 계획을 밝히면서 유럽연합(EU) 일본 호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동참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언급하지 않았다.

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은 이달 초부터 이번 사태와 관련해 첩보들을 우리 정부와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화약고가 된 동부 돈바스를 두고도 이미 이달 초에 이 지역 동향 첩보를 제공하며 향후 정세 등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했다고 한다. 러시아가 야전병원 등 군 지원 시설을 벨라루스에 짓고 있다는 등 전쟁 준비 정황과 사이버전에 나설 가능성 등에 대한 첩보까지 우리 정부는 이달 중순 이미 미국으로부터 공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렇게 상세한 정세 동향은 물론이고 최근 대러 수출 통제 제재안까지 우리 정부에 공유하며 제재 등에 동참해 줄 것을 설득했지만 정부는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주저해왔다. 러시아의 침공이 본격화된 24일에서야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지를 보내며 이에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부는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제재에 나설지에 대해선 여전히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제재 가능성도 현재로선 높지 않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25일 독자제재와 관련해 “우리만 독자적으로 뭘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만 재확인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미국#러시아 수출통제#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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