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文정부, 韓의 세계적 역할 축소시켜”
한·미 동맹 강화 언급…“다방면서 관계 발전”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8일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꿉니다’를 주제로 열리는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과학기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8일(현지 시간) 미국의 외교 전문지인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기고에서 튼튼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반도를 넘어선 ‘글로벌 중추 국가’(global pivotal state)”를 기약했다.
윤 후보는 이날 기고에서 빈곤과 전쟁에서 허덕였던 과거에서 현재 문화·경제 강국으로 우뚝 선 한국의 놀라운 성장을 언급하며 “(이 자리에 오기 위해) 먼 길을 왔지만, 훨씬 더 책임감 있고 존경받는 국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윤 후보는 ‘북한과 외교 관계 개선’에 몰두한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편협하고 근시안적인 국익 관념에 의해 세계 공동체에서 한국의 역할은 축소됐다”고 했다. 특히 북한의 핵 위협과 인권 침해를 주장한 미국과 북한에 협력하기 바빴던 한국 간의 이견이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북한 문제를 다루는 것은 한국 정부의 중요한 책무이지만, 외교 전체를 대변해선 안 된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북한과의 대화는 대화 그 자체로 끝났고, 그 사이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는데 한국은 이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지 못한 채 원칙적 입장조차 표명하지 못하는 전략적 모호성만 유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한반도에 국한되지 않은 ‘글로벌 중추 국가’를 향해 도전해야 한다”며 “자유로운 민주적 가치와 견고한 협력에 기반해 자유와 평화, 번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한·미 동맹 강화’가 필요하다고 윤 후보는 언급했다. 그는 “미국과의 동맹 심화는 한국 외교에서 중심축이 돼야 한다. 한국은 미국과 포괄적인 전략 동맹을 추구해야 하며, 21세기 들어 제기되는 수요에 맞게 한·미 관계의 본질 또한 진화해야 한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견제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워킹그룹에 참여하겠다는 밝혔다.
이어 “한·미는 포괄적 경제·안보 동맹을 통해 최첨단 반도체와 배터리, 사이버툴, 우주여행, 원자력 에너지, 의약품, 녹색기술 등의 개발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한·미 정부는 이런 분야에서 개발과 투자를 활성화하도록 관련 규제 역시 맞춰가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중 관계에 대해선 “새로운 한·중 협력은 이런 (안보적 견해)차이가 경제적 (협력)사안들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관계란 것은 상대 국가의 이익과 정책에 대한 존중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반대하지 않고 무역과 통상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는 것처럼, 중국도 한국이 참여하는 우방 협력체제에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이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또 남북관계와 관련해 ‘북한의 비핵화’를 언급하며 “한국은 방공 및 미사일 방어 능력 강화,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력 강화 등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무력화해야 한다”며 “북한의 단계별 비핵화 조치에 따른 상응 조치를 명시한 예측 가능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선 “양국 관계 정상화가 내포하는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며 “1998년에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표방한 협력정신을 되새기면서 일본과 협의해 과거사 문제, 무역 갈등, 안보 협력 문제를 망라한 포괄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양국 셔틀 정상외교 재개와 고위급 협상단을 통한 갈등 및 협력의제 논의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윤 후보의 기고문은 미국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 후보의 기고문. 미국의 외교 전문지인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캡처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