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성남시, 알파돔에 유리하게 개발 계획 변경 → 알파돔, 11일후 ‘성남FC에 5억’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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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불합리한 규제 완화” 이유로… ‘주차장 문제’ 관련 규정 삭제
이재명 당시 시장, 자필 서명 결재… 야권 “후원 대가성여부 조사해야”
李측 “무혐의 처분… 절차따른 결재”
검사 ‘수사일지’ 보고서 누락 등… 수사무마 의혹 진상조사도 잡음

‘판교지구 주차장 용지 효율적 관리를 위한 지구단위계획 지침 변경(안) 검토보고’ 공문. 성남시가 2015년 3월 작성한 것으로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서명이 보인다. 국민의힘 제공
‘판교지구 주차장 용지 효율적 관리를 위한 지구단위계획 지침 변경(안) 검토보고’ 공문. 성남시가 2015년 3월 작성한 것으로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서명이 보인다. 국민의힘 제공
프로축구단 성남FC와 알파돔시티가 5억 원대 후원 협약을 체결하기 11일 전, 경기 성남시가 알파돔시티에 유리하도록 지구단위 개발 계획을 변경하기로 한 사실이 내부 공문을 통해 드러났다. 성남시의 ‘합리적 규제 완화’인지, 관내 기업에 인허가 편의를 제공한 ‘후원의 대가’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후원 협약 체결 전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
동아일보는 2일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을 통해 ‘판교지구 주차장 용지 효율적 관리를 위한 지구단위계획 지침 변경(안) 검토보고’ 공문을 입수했다. 이에 따르면 성남시 도시주택국은 2015년 3월 ‘판교지구 주차장 용지 효율적 관리를 위한 지구단위계획 지침 변경(안) 검토보고’ 공문을 통해 “주차 전용 건축물을 지을 때 근린생활시설을 지하 1, 2층에 우선 배치토록 하는 기존 규정을 삭제토록 한 ‘판교신도시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 변경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주차 전용 건축물에 지을 수 있는 근린생활 시설의 비율도 기존 지침(지상층 연면적의 30% 미만)에서 ‘연면적의 30%’로 끌어올렸다.

성남시는 규정 변경 이유로 ‘불합리한 규제 완화’를 들었다. 공문에는 “근린생활시설을 지하에 우선 배치토록 한 시행지침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져 건축주가 지하층 건축을 의도적으로 회피해 지하주차장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판교지구는 지구단위계획을 10년간 유지해야 하지만, 도시관리계획에 따라 정비하는 경우는 예외 적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2015년 3월 20일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자필 서명으로 이 공문을 결재했다. 공문에는 “택지사업이 미준공된 3단계 특별설계구역(알파돔시티) 부분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택지개발 실시계획을 변경토록 요구하겠다” 등 ‘알파돔’ ‘알파돔시티’가 3차례 직접 거론된다. 결재 11일 후인 31일 알파돔시티자산관리는 성남시청에서 성남FC 구단주였던 이 후보를 직접 만나 ‘유소년 축구 및 성남FC 발전 후원금’ 5억 원의 후원 협약을 맺었다.
○ 야권 “후원 협약 대가성 여부 조사해야”
야권은 성남시가 2015∼2017년 두산건설, 네이버, 알파돔시티 등 총 6개 기업에서 160억 원대 후원금을 받은 만큼 개별 기업의 현안과 후원의 대가성을 살펴봐야 한다며 관련자들을 고발한 상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성남시의 조치가 합리적 규제 완화인지, 후원에 따른 대가인지 관련자에 대한 대면 조사가 이뤄졌어야 했다”며 “검찰 수뇌부가 축소 수사를 방관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관련자들 전부 경찰 수사를 받았고 수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뒤 무혐의 처분이 난 사안”이라며 “사업 시행자도 LH일뿐더러 시장 결재는 절차에 따른 것이지 특혜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성남FC의 후원금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보고서에 주임 검사의 ‘수사 일지’ 등 의혹을 규명할 핵심 정보가 빠져 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수원지검이 최근 대검에 보고한 진상조사 보고서에는 주임인 A 검사의 ‘수사 일지’ 등이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검사는 성남FC의 불법 후원금 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지청장 등 ‘윗선’의 지휘 내용을 상세히 일지 형태로 적어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지청은 “내부 의사 결정에 관한 사항은 상세히 밝히기 어렵지만 보고서 작성은 수사팀 의견을 반영해 원만하고 충실하게 이뤄졌다”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성남시#알파돔#성남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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