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도, 윤석열도 싫다”…유권자 등 돌리는 ‘비호감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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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24일 0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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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 © News1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 © News1
차기 대선이 ‘비호감도 올림픽’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중도 확장성’이 여야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대선 본선을 앞두고 중도층과 무당층이 움직이지 않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이상징후까지 관측되면서 내년 대선에서 투표율 급락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유력 대권주자들은 공통적으로 ‘비호감도’ 고민에 빠져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야 대권주자 개별 호감도를 물은 결과 ‘이재명 32%, 홍준표 31%, 윤석열 28%’ 순을 기록했다.

비호감도는 두 배 수준에 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비호감도가 60%로 호감도보다 28%포인트(p) 높았다. 국민의힘 홍준표·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는 비호감도가 각각 59%, 62%에 달했다. 윤 후보는 비호감도가 호감도를 두 배를 넘어선 수치다.

여론조사 전문기업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대선 후보 또는 출마 유력 인물 5명 각각에 대한 호감 여부를 질문한 결과다. © News1
여론조사 전문기업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대선 후보 또는 출마 유력 인물 5명 각각에 대한 호감 여부를 질문한 결과다. © News1
대선을 5개월여 앞둔 시점에 여야 유력 대권주자들이 ‘비호감 후보’ 1·2위를 다투는 현상은 이례적이다. 특히 선거일이 가까울수록 중도층과 무당층이 특정 후보에 쏠리는 과거 대선과 달리 거꾸로 비율이 늘어나는 ‘역(逆) 컨벤션’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

갤럽에 따르면 10월3주차 ‘정당지지도’에서 무당층 비율은 25%로 집계됐다. 6개월 전인 4월4주차(28%)보다 3%p 낮아진 수치이지만 2개월 전인 8월1주차(23%)보다 오히려 2%p 늘었다.

정치권은 무당층이 늘어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민주당 지지층 집단 이탈’을 꼽는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2~15일 전국 성인남녀 2022명을 설문한 결과, 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은 49.4%로 전주 대비 13.9%p 급락했다. 반면 호남지역 무당층은 13.9%로 전주보다 6.8%p 늘었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이재명 후보가 선출된 것에 반발한 지지층이 부동층으로 이동하거나 일부 국민의힘에 흡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상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권은 윤석열 후보가 잇단 실언으로 구설에 휘말리면서 중도 확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윤 후보는 지난 21일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저자세로 몸을 낮췄으나 21일에서 22일로 넘어가는 오전 시간, 반려견에 사과를 주는 ‘개 사과’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이날(22일) 당 맞수토론에서 반려견 사진 촬영지에 대해 “집 근처 사무실에서 캠프 직원이 찍은 듯하다”고 말했으나 같은 날 윤희석 캠프 공보특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후보의 집’을 언급, 서로 엇갈린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후보가 전두환 발언에 유감을 표시했지만, 그 직후 사과를 개에게 주는 사진이 논란이 되면서 진정성이 의심받게 됐다”며 “정권교체 지수, 정당지지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3요소가 모두 야당에 유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연발한 탓에 중도층과 청년층을 흡수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대선정국이 ‘비호감 대선’으로 굳어지면서 내년 대선에서 투표율이 현저히 낮아질 수 있다는 위기감 또한 커지고 있다. 여야 대선후보에게 등을 돌린 유권자들이 ‘제3지대’로 눈을 돌릴 경우 대선이 ‘3자 대결’로 치러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한 야당 정치인은 “내년 대선 투표율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여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하면 제3지대 지지율이 10%를 상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엄 소장은 “이번 대선이 비호감 대선, 네거티브 선거로 흐르면서 무당층, 중도층, 청년층의 투표 열기가 빠르게 식어가는 모습”이라며 “중간지대 유권자들이 캐스팅보트인데, 여야 대선후보 모두 중도 확장성에 실패하면 투표율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야권은 안철수 대표가 이르면 이번 주 중에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안 대표가) 이번 주 중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도 “안 대표가 대선 출마를 11월 전에는 할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며 “이번 주 중 또는 주말이 유력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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