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확인한 ‘소형 SLBM’ 위력은?…요격어렵고 기존 잠수함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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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20일 10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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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9일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을 시험발사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19일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을 시험발사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19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 국방과학원은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11일 개막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공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오른쪽이 19일 시험발사한 것과 같은 기종으로 추정되는 신형 SLBM이다. 왼쪽은 ‘북극성-5형’(추정), 가운데는 ‘북극성-1형’ 조선중앙TV 캡처) © 뉴스1
북한이 지난 11일 개막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공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오른쪽이 19일 시험발사한 것과 같은 기종으로 추정되는 신형 SLBM이다. 왼쪽은 ‘북극성-5형’(추정), 가운데는 ‘북극성-1형’ 조선중앙TV 캡처) © 뉴스1
북한의 SLBM 시험발사는 지난 2019년 10월 강원도 원산 인근 해상에서 ‘북극성-3형’(KN-26)을 시험발사한 이후 2년 만이다.

특히 2년 전 ‘북극성-3형’ 시험발사가 수중 바지선에서 이뤄진 것과 달리, 북한은 이번엔 잠수함(8·24영웅함)을 이용해 신형 SLBM을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8·24영웅함’은 북한이 보유한 유일한 ‘고래급’(신포급) 잠수함(2000톤급)으로서 SLBM용 수직발사관(VLS) 1문이 탑재돼 있다. 북한은 2016년 4월 신포 인근 해상에서 실시한 ‘북극성-1형’(KN-11) SLBM 시험발사 때도 ‘8·24영웅함’을 이용했다.

대북 관측통들은 북한이 20일자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에 공개된 이번 신형 SLBM 시험발사 현장 사진을 근거로 이 미사일이 지난 11일 개막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첫 선을 소형 SLBM과 같은 기종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국방발전전람회 SLBM 구역에 ‘북극성-1형’ 및 ‘5형’(추정)과 함께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과 크기·모양이 비슷한 소형 SLBM을 전시했다.

북한이 19일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을 시험발사했다. 이번 시험발사엔 ‘고래급’(신포급) 잠수함 ‘8·24영웅함’(사진 오른쪽 아래)이 이용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19일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을 시험발사했다. 이번 시험발사엔 ‘고래급’(신포급) 잠수함 ‘8·24영웅함’(사진 오른쪽 아래)이 이용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이에 대해 관측통은 “북한이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KN-23을 SLBM으로 개량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이 지난달 15일 잠수함(도산안창호함) 이용 시험발사에 성공한 국산 SLBM(현무Ⅳ-4)가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Ⅱ-B’를 개량해 만든 것처럼 북한도 비슷한 개발경로를 거쳐 전보다 소형화된 신형 SLBM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북한이 신형 SLBM에 “측면기동 및 활공도약기동을 비롯한 많은 진화된 조종유도기술들이 도입됐다”고 밝힌 점 역시 ‘풀업기동’(미사일이 활강단계에서 재상승하는 것)이 가능한 KN-23을 기반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우리 군 당국은 19일 북한의 신형 SLBM 시험발사를 포착한 뒤 ‘풀업기동’이 탐지됐는지 여부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지만, 일본 방위성은 “변칙기동(풀업기동)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포물선 궤적을 그리는 일반 탄도미사일과 달리 ‘풀업기동’이 가능한 탄도미사일은 그만큼 요격하기가 어려워진다.

북한의 KN-23은 과거 시험발사 때 최대 690㎞까지 날았다. 북한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신형 SLBM은 비행거리 약 590㎞에 정점고도 약 60㎞로 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 590㎞면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이 미사일을 쐈을 때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다만 북한이 국방발전전람회에 전시한 소형 SLBM의 경우 하단부에 ‘그리드 핀’(격자형 날개)가 붙어 있었지만, 시험발사 사진에선 기존 KN-23·24 등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보조날개가 장착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왼쪽부터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과 ‘러시아제 ’이스칸데르, 우리 군의 ‘현무Ⅱ-B’ 미사일 (미 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 뉴스1
왼쪽부터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과 ‘러시아제 ’이스칸데르, 우리 군의 ‘현무Ⅱ-B’ 미사일 (미 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 뉴스1
이런 가운데 대북 관측통은 “북한이 ‘북극성-1형’ 때처럼 고래급 잠수함을 이용해 신형 SLBM을 시험발사했다는 건 SLBM 탑재·발사가 가능한 다른 중대형 잠수함을 아직 완성하지 못했단 뜻일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은 2019년 중반부터 신포조선소에서 중국산 1800톤급 ‘033형’(나토명 ‘로미오급’) 잠수함(1800톤급)에 VLS 3문을 탑재하기 위한 개조 작업을 진행해왔다. 북한은 이외에도 3000~4000톤급의 신형 잠수함 건조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이들 잠수함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대북 관측통은 북한의 이번 신형 SLBM 시험발사 관련 보도에 “전략무기”란 표현이 등장하지 않은 점을 들어 “핵탄두가 아닌 재래식 탄두 탑재 미사일임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북한은 지난달 11~12일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은 달 28일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 땐 “전략무기”란 표현을 사용, 해당 무기들을 핵 투발수단으로 개발 중임을 시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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