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적은 남한·미국 아닌 전쟁”…김정은 발언 속내는

뉴스1 입력 2021-10-13 07:26수정 2021-10-13 07:27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을 11일 3대혁명전시관에서 개막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1면에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참석해 연설을 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자신들의 주적은 남한이나 미국과 같은 특정한 국가나 세력이 아니라고 천명했다. 표면적으로 대화 의지를 보이지만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는 불가역적이라고 규정해 협상 문턱은 더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당 총비서는 전날 국방발전전람회 기념연설에서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무력 강화에 대해 “누구와의 전쟁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 그 자체를 방지하고 국권수호를 위해 말그대로 전쟁억제력을 키우는 것”이라면서 남한은 위협을 억제해야 한다는 낡고 뒤떨어진 근심고민과 몽상적인 사명감, 위기의식과 피해의식에서 벗어나라고 지적했다. 위선적이고 강도적인 이중적 남한의 태도, 적대적이지 않다고 말하면서 근거는 보이지 않는 미국의 행동도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김 총비서의 발언을 두고 북한의 전략적 변화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주요기사
전략전술무기 개발을 관계 개선이나 비핵화 협상과 분리된 문제로 상정, 국가의 ‘보편적 권리’ 측면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표면적으로는 대화 가능성을 열고 관계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공’을 한미로 넘겼지만 정작 대화 재개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핵심은 전략전술 무기 개발을 그냥 완수돼야 할 일, 타협 불가능하고 불가역적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국방력 강화는) 위협이 아니고 문제제기를 하지 말란 의미다. 비핵화 대화는 한참 더 뒤로 퇴행하고 문턱이 높아진 것으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방력 증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 대화는 없다고 사실상 원천 차단함으로써 관계개선을 꾀해야 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졌다는 설명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단 김 총비서가 “대화 국면에 복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진짜 목표는 미국이라고 짚었다.

협상하겠다는 의지와 국방력 강화 기조를 함께 보여줘 레드라인 범위 안에서 대미 압박을 강화했다는 뜻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사실상 대화보다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강압이 핵심 메시지”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