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이재명 후보자로 선포”…이낙연측 “무효표 의도했다면 부정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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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11일 12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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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1일 이낙연 전 대표 측이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 제기를 당 선관위에 접수시키기로 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어제 우리 민주당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20대 대통령 후보자로 선포했고, 추천장을 공식적으로 수여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변했다.

송 대표가 무효표 논의에 대해 선을 그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가운데, 이 전 대표 측은 “혼란,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이의 제기 신청을 받아서 논의하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송영길 “우리 민주당은 이재명을 대통령 후보자로 선포”
송 대표는 이날 오전 이 지사와 함께 대전 현충원을 참배한 뒤 ‘이낙연 캠프의 이의 제기에 동의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표현하기 보단, ‘어제 우리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를 20대 대통령 후보자로 선포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송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도 어제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을 통해 경선 과정도 잘됐다고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며 “여러 이의 제기가 된 것들은 선관위나 당 기구 공식 절차를 통해 처리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대한민국이 헌법에 따라 운영되는 것처럼 대한민국 집권여당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된다”며 “이 당헌·당규는 제가 당 대표일 때 만든 것이 아니고, 이해찬 전 대표 때 만들어져서 지난해 8월 이낙연 전 대표를 선출하던 전당대회 때 통과된 특별 당규”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송 대표의 발언을 이낙연 캠프의 이의 제기에 대해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현재 이 전 대표 측은 경선 과정에서 중도 사퇴한 후보들의 득표 무효 처리가 잘못됐다며 당에 이의를 제기하기로 한 상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2만3731표)와 김두관 의원(4411표)의 표를 사표 처리하지 않고 전체 투표자 모수에 포함시킬 경우 이 지사의 득표율이 과반인 50.29%가 아닌 49.3%로 내려가 결선 투표까지 갈 수 있다는 게 이 전 대표 측의 주장이다.


이낙연 측 “심판 잘못했을 때 영상 판독으로 바로 잡아야”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홍영표 의원은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무효표 논란과 관련해 “당헌·당규를 제대로 적용하면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49.32%이며 과반에 미달한 것”이라며 “따라서 당헌·당규에 따라 결선투표를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9월 13일(정 전 총리 사퇴일) 이전에 정 전 총리에게 투표한 2만3731표와 9월 27일(김두관 의원 사퇴일) 이전에 김 의원에게 투표한 4411표는 사퇴하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므로 당연히 유효 투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오늘 송 대표가 무효표 논의에 선을 그었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말씀 드린 대로 당헌·당규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하는 문서를 선관위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낙연 캠프 정치개혁비전위원장인 김종민 의원은 “(선관위가 무효표 처리한 것을) 의도했다면 부정선거이고, 의도를 안 했다면 착오”라며 “지도부가 (이의 제기를) 이유 없이 기각 한다, 이건 의도적인 기각”이라고 주장했다.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이의 제기를 두고) 경선 불복을 운운하는데, 이건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스포츠 경기의 심판 판정을 예로 들었다.

그는 “축구, 야구에서 심판이 전지전능하지 않기에 실수할 수 있다”며 “요즘엔 정밀한 영상 판독장치로 판독하는데, 그걸 경기 불복이라고 이야기하나. 심판이 잘못했을 때 영상 판독으로 바로 잡는 것이다. 경선 불복을 운운하는 건 민주적 절차의 정당성을 이해 못하는 비민주적 발상”이라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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