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 준비 짧았던 이유…또 새로운 형식 선보인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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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9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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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정권수립일(9·9절) 73주년 기념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열병식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이날 0시에 시작했다. 사진은 소년단원과 함께 입장하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정권수립일(9·9절) 73주년 기념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열병식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이날 0시에 시작했다. 사진은 소년단원과 함께 입장하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이날 0시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정권수립일(9·9절) 73주년 기념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주석단으로 나오자 ‘만세’ 환호성이 터져나왔다면서 또 “환희의 축포가 황홀한 불꽃바다를 펼치며 연해연방 터져올랐다”라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이날 0시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정권수립일(9·9절) 73주년 기념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주석단으로 나오자 ‘만세’ 환호성이 터져나왔다면서 또 “환희의 축포가 황홀한 불꽃바다를 펼치며 연해연방 터져올랐다”라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정권수립기념일을 계기로 진행한 열병식의 준비 기간이 짧았던 이유는 ‘비정규군’의 행사로 치러졌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0시부터 진행된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의 구체적인 행사 내용을 보도했다.

‘민간 및 안전무력’은 북한의 노농적위군, 주요 사업소 및 단위들의 비상설 전력, 경찰 등을 말하는 것으로 북한의 정규군인 육군, 항공 및 반항공군(공군), 해군, 전략군사령부(미사일 담당) 등이 아닌 예비군 성격의 조직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노농적위군은 평상시에는 공장·농장에서 일하면서 민방위 업무를 하고 유사시엔 군과 함께 지역 방어 임무와 같은 정규군 보충, 군수품 수송 임무를 담당한다.

이 같은 열병식의 성격 때문에 이번 행사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신형 방사포 등 북한 정규군의 첨단 무기체계가 하나도 등장하지 않았다.

지난주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이 외신에 처음 보도된 뒤 열병식의 시점을 두고 여러 가지 설이 제기됐다.

북한의 정규군이 진행해 대대적인 무기체계가 등장하는 열병식의 경우 통상적으로 2개월 이상의 준비 기간을 거친다. 이 같은 준비 과정은 대규모 무기 및 병력의 이동 등의 이유로 초기부터 한미의 정보활동에 포착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난주에 공개된 준비 정황을 두고 북한이 내달 10일 당 창건 기념일에 진행할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전격적으로 수 일, 수 주만에 열병식을 준비해 이날 성공적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북한 매체가 이날 오전 열병식의 명칭과 세부 내용을 공개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번 열병식이 정규군의 열병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예전보다 ‘빠르고 은밀하게’ 진행된 열병식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두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열병식이 빠르게 준비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의 열병식에 비해 큰 준비가 필요하지 않은 형식으로 구성됐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정규군의 열병식이 새로운 형식으로 진행됐거나, 한미의 대북 정보활동에 ‘구멍’이 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을 철저히 내치 행사로 구성했다. 북한이 최근 중시하는 농업, 청년, 경제, 민생과 관련된 인원들만 열병식에 참가한 것을 보면 그렇게 해석이 가능하다.

또 당 선전선동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리일환 비서가 김정은 총비서를 대신해 연설을 맡은 것도, 이번 행사가 대외 메시지 발신이 아닌 내부 결속에 초점을 맞춘 행사임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북한이 이런 방식의 열병식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북한 군사력의 최대 예비전력인 노농적위군 중심의 열병식이 열리기도 했으나, 이날과 같이 비정규 군력을 한 데 묶어 내부 결속용으로 진행된 열병식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부 역시 북한이 이날 밝힌 ‘민간 및 안전무력’이라는 호칭이 김정은 총비서 집권 후 처음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10월 당 창건 기념일 계기 열병식에서 기존의 열병식과 다른 ‘심야열병식’을 처음 선보인데 이어 또 한번 새로운 형식의 열병식을 진행한 셈이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열병식이 북한이 앞으로 진행할 더 큰 열병식의 사전행사 성격이라고 관측하기도 한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지난주에 북한이 ‘김정은 집권 10주년’ 기념 대대적인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NK는 후속보도를 통해 이날 진행된 열병식이 이미 준비 중이던 열병식의 일부 인력만 갑작스럽게 동원된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보도가 사실에 부합할 경우 북한은 내달 당 창건 기념일(10월10일)을 계기로 또 한 번의 열병식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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