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지나면 與경선 윤곽 보일듯…이재명 과반이냐, 이-이 박빙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3일 2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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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1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주관 6차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9.1/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1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주관 6차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9.1/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번 주말이 지나면 민주당 대선 경선 결과의 윤곽이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4, 5일 치러지는 충청권 순회경선을 앞두고 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충청 지역 권리당원과 대의원을 합한 선거인단은 7만6623명. 20만 명이 넘는 호남에 비하면 40%도 채 안 되는 숫자지만 전통적인 ‘캐스팅보트’ 지역이었던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 당 안팎에선 충청 지역 결과에 따라 10월 10일로 경선을 그대로 마무리할지, 아니면 경선 결선 투표로 이어질지 판세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과반 득표로 ‘이재명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목표다. 이에 맞서 이낙연 전 대표는 그동안 다져 온 조직세로 승부수를 던져 역전의 첫 발판을 마련한다는 시나리오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를 추격하는 군소후보들도 저마다 반전의 스토리를 기대하고 있다.

이재명 과반 시 바람 더 거세질 듯
이 지사는 3일 첫 순회경선에 대한 각오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들의 집단지성을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권 내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이번 투표는 일반 여론조사와 달리 권리당원과 대의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만큼 신중한 답변을 내놓은 것. 이어 “진인사대천명인데 제가 결과에 연연한다고 결과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제가 할 수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성심을 다해서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는 이 지사가 ‘충청 지역 과반’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할 경우 본경선 승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 다음 주 대구·경북으로 이어지는 2주 차 경선에서도 경북 안동 출신의 이 지사가 연승 가도를 이어가면 자연스레 독주체제를 굳힐 수 있다는 것. 여권 관계자는 “이 지사가 과반 전후의 득표를 유지하면 추석 연휴 직후 치러지는 호남 경선에선 ‘이기는 후보를 밀어주자’는 민심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이’ 접전 시 결선 가능성 커져

반면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충청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경우 사상 첫 결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역전 가능성을 보여준 이 전 대표에게 가장 큰 표밭인 호남의 ‘당심(黨心)’이 쏠릴 수 있기 때문.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올린 주자가 없으면 1, 2위가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이번 개표 결과는 현재 진행 중인 3차 선거인단 모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캠프가 “결선행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벼르는 배경이다.

이낙연 캠프는 충청에서 첫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거듭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강원 춘천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대선은 박빙의 선거가 될 것”이라며 “박빙의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선 식견과 경험이 많고 흠이 적은 사람이어야 한다. 대·내외적으로 부족하지 않고 신뢰와 품격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캠프는 캠프 내 충청 지역 의원들이 가장 많이 포진해 있는 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조직선거에서 그만큼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충청에서 이 지사에게 패배하더라도 격차를 크게 좁히면 호남에서 역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충청 지역에서 만만치 않은 조직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지지율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정 전 총리 측은 충청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득표를 기대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게 이번 충청 경선”이라며 “현장에서 막상 개표함을 열어 보면 각 캠프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선 이번 주말이 지나면 군소후보들 중에서 경선을 중도 포기하는 주자가 나올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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