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경선버스 출발시키려니 운전대 뽑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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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21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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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서울 양천구 SBS 방송센터에서 열린 여야 당대표 토론 배틀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7.21.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서울 양천구 SBS 방송센터에서 열린 여야 당대표 토론 배틀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7.21.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최근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불거진 당 내홍에 대해 “경선 버스를 8월 말에 출발시키려고 기다렸더니 갑자기 사람들이 운전대를 뽑아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1일 MBC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버스에 앉았더니 운전대가 없다”며 “(버스) 밖에다 페인트로 낙서하고, 의자도 다 부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경선 과정에서 심화된 당내 갈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을 비롯한 일부 캠프의 반발로 대선 후보 ‘토론회’가 ‘비전발표회’로 바뀐 것과 관련, “앞으로 토론회를 스무 번 가까이 하는데 그 전에 한두 번 더 한다고 큰 의미가 없다”며 “토론회는 박진 의원 등 아직 주목받을 기회가 없었던 분들이 요청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9일 서병수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장은 이달 18일과 25일 대선 후보들을 모아 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에 윤 전 총장 측은 “경준위가 그런 토론회를 개최한 전례가 없다. 이는 월권 행위”라며 반발했고, 토론회는 비전발표회 형식으로 변경됐다.

불참을 고려했던 윤 전 총장은 25일 경준위 비전발표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자신을 둘러싼 중립성 논란이 계속되자 전날 “공정성과 객관성을 의심받는 처지에서 경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선관위원장도 맡지 않겠다”며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국민의힘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마지막 회의를 마친 뒤 “경선준비위원장 사퇴와 거론되는 선거관리위원장도 맡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1.08.20. 뉴시스/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마지막 회의를 마친 뒤 “경선준비위원장 사퇴와 거론되는 선거관리위원장도 맡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1.08.20.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서 전 위원장을 향한 공정성 비판에 대해 이 대표는 “서 전 위원장은 유승민계가 될 수 없는 사람”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주장하기도 했고, 원내 세력 구도에도 가담을 안 한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 위원장에게 불공정 프레임을 씌우게 되면 어떤 분을 모셔야 불공정 프레임을 기계적으로 회피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경선 버스에 앉아있으면 별 이야기가 다 들린다”며 “제게 ‘불공정 경선’ 프레임을 만들려고 경준위가 만든 안을 제가 만들었다고 뒤집어씌우더라”고 했다. 그는 “경준위가 군소 후보들 요청을 받고 행사를 기획한 건데 (특정 캠프에서) 공격해서 경준위가 열받았다”면서 “나는 토론회나 비전 발표회에 큰 관심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캠프가 자신의 공정성을 의심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추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 관련, 윤 전 총장 캠프 측이 “황당무계한 허위 보도”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사를 낸 언론을 고소하겠다는 취지로 반응했던데, 그럼 가장 먼저 (대표 탄핵이나 비대위 추진을) 떠들고 다닌 캠프 내의 사람이나 유튜버도 고소할 것인지 의아하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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