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준석, 감정대립은 곤란…나무 아닌 숲을 보라”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12일 0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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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월29일 서울 시내의 한 한식당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21.6.29/뉴스1 © News1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월29일 서울 시내의 한 한식당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21.6.29/뉴스1 © News1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이준석 대표를 두고 “제1야당 대표로서 보수야권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11일)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가진 뉴스1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서 야권이 어떻게 대권을 장악할 수 있는지 전략을 세우고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잡음 없이 가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처럼 감정대립으로 가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측 간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가 준비한 행사에 잇따라 불참한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그 이면에는 당을 우선해야 한다는 이 대표와 대권주자의 자율권을 보장하라는 윤 전 총장 측간 가치 충돌이 자리한다.

김 전 위원장은 두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 측보다는 이 대표에게 더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에게 ‘당신은 제1야당 대표로서 전체 야권의 대선 전략을 세우는 사람이니까 윤 전 총장을 굳이 그렇게 빨리 데려와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며 “그런데 이 대표는 무조건 빨리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고 말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당내에 지지도가 높은, 마땅한 후보가 없으니 밖에서 볼 때 초라해 보이는 것을 걱정한 거 같다”며 “그래서 지지도가 높은 윤 전 총장을 입당시키면 관심을 끌 거라고 판단하고 입당을 압박한 거 같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30일 전격 입당했다. 이 대표가 지방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이뤄진 ‘빈집’ 입당이었다.

이때부터 불거진 두 사람의 갈등설은 경준위가 주최한 쪽방촌 봉사활동과 대선 예비후보 회의에 윤 전 총장이 모두 불참하고, 오는 18일과 25일 두 차례 열릴 예정인 정책토론회에도 불참 기미를 보이면서 극에 달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실책’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이와 별개로 당이 윤 전 총장을 흔드는 듯한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외부 사람을 영입하는 것은 당내에 마땅한 사람이 없을 때 취하는 전략”이라며 “그래서 외부 사람을 영입하면 그 사람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뭔가를 당이 확실히 가지고 있어야 하는 데 그런 것이 전혀 안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왕성한 방송·SNS 활동에 대해서도 “당 대표는 말을 많이 하면 실수를 할 수밖에 없으니 가급적이면 안 하는 것이 좋다”며 “남들이 뭐라고 한다고 일일이 답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실언’으로는 지난 8일 경북 안동에서 시민들과 가진 토크콘서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다시 나오지 않는 이상 5% 이상 차이로 패할 것”이란 발언을 꼽았다.

김 전 위원장은 “내년도 대선을 지휘해야 할 제1야당 대표가 그런 비관적인 말을 했다는 것은 분명한 실수”라며 “질 거 같으면 하지를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경준위’의 행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군소후보들을 알리고자 한다면 경선이 시작하고 나서 알리면 된다”며 “경선도 하기 전에 경준위가 토론회를 개최하겠다고 하는 건 자기들의 존재 가치를 표시하기 위한 일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당대표실 산하에 두려는 대선후보 검증단에 대해서도 ‘무용론’을 제기했다. 김 전 위원장은 “검증단은 보기 좋은 형식만 갖추는 것이지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과거 이명박-박근혜 경선 때 검증단이 한 게 뭐가 있나, 난리만 치고 마는 거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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