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조응천 “野는 이준석 돌풍, 우린 조국 수렁에”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31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저서를 출간한 것과 이를 옹호한 여당 주요 대권 주자들에 대해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여당 내 소신발언으로 주목을 받아온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4·7 재·보궐선거 패배의 주요한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분이 저서를 발간하는 것은 우리 당으로서는 참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어 “특히 우리 당의 주요한 대권 주자들이 강성 당원들을 의식해 조 전 장관에 대해 경쟁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이 이런 당혹감을 넘어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돌풍’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부러움과 두려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에 대해선 조 전 장관 저서인 ‘조국의 시간’ 때문에 수렁에 빠져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의원은 “만약 이준석 후보가 제1야당의 대표로 선출되고 이준석 체제가 제대로 작동된다면 어쩌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대안정당으로만 인식되는 수준을 넘어서서 갈등해결 능력을 상실한 정치시스템을 퇴출시키고 한국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해결하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대한 대답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송영길 대표를 중심으로 임박한 정치격변의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조국의 시간’에 대해 명쾌하게 입장을 정리해 일관되게 민생에 전념하는 집권여당의 듬직한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촉구하며 내년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조 전 장관 저서 출간과 관련해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이 전 대표는 27일 조 전 장관을 향해 “가족이 수감되시고, 스스로 유배 같은 시간을 보내시는데도 정치적 격랑은 그의 이름을 수없이 소환한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도 28일 “조국의 시간은 역사의 고갯길이었다”며 “부디 조국의 시간이 법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그 진실이 밝혀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