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미-남인순-고민정, 박영선캠프서 물러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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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 D―19]
박원순 피해자 기자회견 하루만에 ‘피해호소인’ 발언 논란에 사과
박영선 “마음 아파” 野 “떠밀린 사과”

(왼쪽부터) 고민정, 진선미,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동아일보DB.
(왼쪽부터) 고민정, 진선미,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동아일보DB.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불러 2차 가해 논란을 빚었던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남인순 고민정 의원이 18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결국 물러났다. 피해자는 전날(17일) 기자회견에서 세 의원에 대해 “저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민주당 의원들이 직접 사과하도록 하고 당 차원의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고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캠프 대변인 사퇴 의사를 밝히며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직접 만나 뵙고 진실한 마음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고 의원에 이어 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그 모든 상황을 막아낼 순 없었을까 자책감으로, 무력감으로, 통곡의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겉으로는 아닌 듯 살아가고 있지만 진심을 표현하는 것조차 두려워 망설이기만 하고 있었다”고 밝히며 캠프 공동선대본부장에서 물러났다.

두 의원이 사의를 표한 뒤 마지막으로 남 의원도 공동선대본부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 후보 캠프는 “남 의원이 이날 저녁 안규백 상임선대위원장에게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세 의원은 지난해 7월 민주당 여성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를 것을 주도했고, 이로 인해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세 의원의 사퇴에 앞서 이날 오전 민주당 김태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다시 한 번 당을 대표해 피해자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당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간 민주당과 박 후보 캠프는 야권과 피해자의 계속된 ‘피해호소인 3인방’ 캠프 퇴출 요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전날 피해자가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고통을 호소하고,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들이 선전하자 결국 뒤늦게 정리에 나선 것.

박 후보는 고 의원의 대변인직 사퇴 뒤 페이스북에 “통증이 훅 가슴 한쪽을 뚫고 지나간다. 이렇게 해서라도 치유가 된다면 하루빨리 해야 하지 않겠냐고 고 대변인이 저에게 되묻는다. 삶이란 것을 다시 생각한다. 아프다”고 적었다.

그러나 야권은 “침묵으로 버티더니 선거 판세가 불리해지니 뒤늦게 떠밀리듯 사과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사퇴라 쓰고 ‘정략적 손절’이라 읽는다”며 “어제 피해자의 절규에도 내내 침묵하다가 하루 하고도 반나절이 지나서야 내놓은 고 의원의 사퇴는 등 떠밀린 결정”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진선미#남인순#고민정#박영선#박원순#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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